종이컵으로 음료마실때마다 미세플라스틱 2만개 먹는다

국내 성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190㎖ 용량 일회용 종이컵을 통해 1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이상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하루 최대 2만2500개까지 섭취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상에서 음료 섭취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에 직접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같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노출량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국환경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미세 플라스틱의 건강 피해 저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일회용 종이컵 이용자들이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190㎖ 종이컵으로 뜨거운 음료를 섭취할 시 1㎛ 이상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하루 5500~2만2500개까지 섭취할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에선 아직 일회용 종이컵의 미세 플라스틱 용출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2020년 인도 카라그루프 공과대의 수다 고엘 교수 연구팀이 발표했던 연구결과를 참조했다.

당시 고엘 교수팀은 “종이컵에 85∼90도의 뜨거운 물(100㎖)을 붓고 15분 동안 방치한 뒤 그 모습을 형광 현미경으로 살펴본 결과, 2만5000개의 작은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국내 성인들이 일회용 종이컵으로 하루 섭취하는 음료량 22∼90㎖에 1㎖당 섭취할 수 있는 미세 플라스틱 250개를 곱해 총 5500∼2만25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입자 크기를 1㎛ 미만으로 확대하면 2000만∼9000만 개, 종이컵 용량을 600㎖로 늘리면 1만250∼4만750개(1㎛ 이상)에 달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일회용 종이컵의 5∼10%는 대부분 플라스틱(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 소수성 필름의 얇은 층으로 덮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플라스틱 필름이 뜨거운 물에 노출되면서 녹아내리면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선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안전성을 실험한 결과, 미지의 물질이 검출된 바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