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시트에 앉는 순간 ‘토털케어’ 시작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해 차량 이용자가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 발전하는 자율주행 기술…‘생활공간’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차량도어 열면 시트 후방 이동
‘이지 엑세스’로 편리한 승하차

심박수·호흡 등 의료시설 공유
환자 탑승하면 ‘헬스케어 기술’

운전자·동승객 음악취향 존중
독립적인 사운드 ‘개인화 모드’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차가 더 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이동하는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자동차 시트도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며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게 해주고 있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시트의 편안함 및 기능성 향상과 관련한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다. 특히 생활 공간으로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자동차 시트는 탑승객의 편의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자동차 시트는 단순히 이동 중에 앉아만 있는 의자가 아니다. 고급 세단 등에 적용된 시트는 탑승객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리클라이닝이 가능해졌으며 부위별로 작동하는 통풍 기능과 마사지 기능은 탑승객의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의 ‘차일드 케어 모드’와 ‘개인화 모드’ ‘척추 최적 자세 솔루션’ 기술.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트랜시스는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시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트랜시스가 차세대 모빌리티 환경을 고려해 제작한 콘셉트 모델인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은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고객이 주로 마주할 수 있는 10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각 상황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지 엑세스 모드’는 운전자의 편리한 승하차를 돕는 시트 기술이다. 현재 일부 차량의 시트에도 해당 기술이 적용돼 있는데 운전자가 차량 도어를 열면, 시트가 후방으로 이동하면서 시트 쿠션이 높아지고 등받이는 운전자가 탑승하기 적당한 각도로 조절된다. 또 시트 스위블 기능으로 시트를 약 45도 회전해 운전자의 승하차 편리성을 높였다.

미래 모빌리티에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을 위한 시트도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차일드 케어 모드’는 부부가 아이와 함께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을 예상 시나리오로 설정해 유아용 카시트가 적용된 모빌리티를 활용하는 상황을 전제로 개발됐다. 차일드 케어 모드는 부모가 아이를 직접 보살필 수 있도록 보호자가 탑승하는 1열 시트와 유아용 카시트가 체결된 2열 시트 간의 거리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아용 카시트는 전방 및 차량의 중앙으로 이동하고, 1열 시트는 후방으로 이동해 시트 간 거리를 줄이며 각 시트는 스위블 기능으로 회전해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각도로 조절된다.

환자나 교통약자의 이동을 위한 시트 기술로 탑승객의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헬스 케어 기술도 미래 모빌리티 시트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환자가 차량에 탑승하면, 차량 시트 내부와 암레스트에 적용된 생체 신호 감지 센서가 탑승객의 심박 수와 호흡 상태를 파악하고 이동 중에 기록된 신체 상태 정보는 최종 목적지인 의료시설과 공유해 환자의 신속한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독립적인 공간 활용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트랜시스가 개발 중인 시트 개인화 모드는 지향성 스피커를 통해 독립적인 사운드 공간을 연출한다.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운전석과 동승석의 탑승객이 서로 다른 환경을 원할 경우, 개인화 모드를 통해 서로 방해하지 않고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은 개인화 모드를 구현하기 위해 헤드레스트에 스피커를 탑재하고 대시보드에 초지향성 스피커를 적용했다. 또 2열 시트 공간에도 초지향성 스피커를 적용해 앞뒤 좌석 모두 독립적인 사운드 공간을 구현한다.

탑승자 개개인에 맞춰 시트를 최적의 자세로 맞춰주는 기술도 있다. 탑승객이 시트에 앉으면 압력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체압을 측정하고 시트 쿠션 내 ‘공압(空壓) 시스템(공기주머니)’을 활용해 쿠션의 좌우 높이를 실시간으로 개별 조절하는 방식이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사람마다 신체의 좌우 무게와 높이는 조금씩 다르지만, 척추 최적 자세 솔루션을 활용하면 탑승객에게 최적화된 시트 쿠션 높이로 올바른 자세를 구현할 수 있다”면서 “해당 기술 개발을 위해 정형외과 의료진 출신이 설립한 스타트업 ‘스파인 랩’과 협업해 의학적 검증을 통해 척추 기울기 개선 및 근육 피로도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시트 기술이 곧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돼 지금까지와는 다른 개념으로 모빌리티 공간이 발전할 것”이라며 “우리 몸과 가장 가깝게 맞닿은 시트의 변화는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서 가장 크게 체감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