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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마음상담소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11일(水)
Q : 아이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시댁서 제 탓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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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아이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진단받았는데 제 탓을 해요.

결혼 전 회계 쪽 일을 하다가 아이를 낳으면서 그만두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 제빵 자격증을 땄어요. 제빵 쪽은 새벽에 일찍 출근하지만 오후 2시면 퇴근할 수 있어서요. 아이들이 3살과 5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남편이 아이들 어린이집 등원을 책임지고, 하원 이후는 제가 돌봤어요.

지금 일곱 살인 둘째가 그냥 활발한 남자아이인 줄 알았는데 유치원에서 다른 아이들의 물건을 뺏는 데다 평소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돌아다녀서 선생님이 조심스레 ADHD를 언급했어요. 병원을 방문하니 ADHD가 맞다며 치료를 권하시는데, 남편이 그 이야기를 시댁에 전하고 말았네요. 시댁에서는 엄마인 제가 너무 빨리 일을 시작하느라 옆에서 돌보지 않아 아이가 그런 병에 걸렸다며 제 탓을 했어요. 친정에서도 같은 염려를 하니 속상합니다.


A : 양육방식과 무관… 자녀와 함께 재미있게 보낼 묘안 찾아야
▶▶ 솔루션


ADHD는 기질적인 부분이 크며, 엄마의 꿈도 소중한 것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의 질병이라고 해서 부모의 양육방식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닙니다. ADHD의 경우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2∼3세 되는 아이를 ADHD로 진단할 수 없습니다. 첫째로 그 나이에는 성장 과정에서 정상적인 산만함과 병적인 산만함을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둘째로 부주의하거나 충동성이 있다고 또래 관계나 사회생활에 문제가 크게 발생하기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즉 학교에 입학할 무렵부터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요. 기질적인 측면의 증상이 학령기 무렵에 드러나는 것이지 양육을 잘못한 결과가 그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 자녀가 아프다고 하면 가족들은 괜한 죄책감을 갖게 되는데 이를 건강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한쪽 탓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 아픈 상황에서는 힘을 합쳐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데 ‘전치(displacement)’라는 올바르지 못한 방어기제를 쓰는 것이죠. 게다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인식은 세대 차이가 커서 공포심을 갖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며느리 입장에서 ADHD라는 질병 특징에 대해 시부모님에게 차분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울 테니, 남편이 잘 설명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몸이 힘드실 텐데 그래도 아이들 어린이집 등원 이후 시간을 고려한 새로운 선택을 하신 점은 훌륭합니다. 출산 전 급여나 경력을 고집하다가 기회를 더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상황에 맞춰 잘 선택한 것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빨리해서 진단을 제대로 받는 것도 유연한 생각을 갖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ADHD의 경우 엄마가 옆에 있다고 꼭 좋아지는 것도 아니며 꾸준한 치료가 훨씬 중요합니다. 엄마가 자녀의 질병에 죄책감을 갖거나 무조건 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꿈을 포기하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는 시간 동안 더 재미있게 보낼 궁리를 하는 것이 아이와 엄마를 위해서 더 필요한 일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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