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減稅’ 스텝 밟지만 세수 감소는 부담… 尹정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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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종부세 등 대대적 인하 검토…국회 통과 여부 관건
감세실행땐 내년이후 세수 급감… 늘어난 지출 대처 어려워

윤석열 정부 감세(減稅) 정책이 구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감세 정책이 실제로 집행될 수 있느냐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 통과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올 하반기 기업 투자 촉진과 혁신 지원 등을 위한 법인세 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라는 기형적인 세제를 정상화하려는 것이다. 법인세 최고 세율은 문 정부에서 22%에서 25%로 3%포인트 상향조정됐다.

정부의 법인세 인하 방안이 최고세율 인하가 될지, 다른 방안이 될지, 최고세율 인하와 다른 방안을 포괄한 종합적인 방안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기업의 국내외 유보소득 배당 촉진을 통한 국내 투자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정부에서 무차별적으로 올린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정상화도 추진된다. 기재부는 지난 9일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를 1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1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법 개정 사항이 아니라 시행령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즉각 시행할 수 있었다. 다른 대부분의 부동산 세제 개편은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 문턱을 넘어야 집행할 수 있다.

부동산 관련 세금의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출 경우 지방세인 재산세도 줄어들 수 있다. 재산세는 주부들이 내는 ‘장바구니 세금’으로 불릴 만큼 전 국민에게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다만 지방세이기 때문에 재산세 수입이 크게 줄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상속·증여세 부담 완화에 대해서는 시행한 지 워낙 오래돼 현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표 세제’를 담은 ‘2022년 세법 개정안’은 기재부에서 오는 7월 말~8월 초쯤 나올 전망이다. 핵심은 국회를 통과할 수 있느냐인데, 최근 더불어민주당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을 기존 6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정부에서 진행된 부동산 세제 정책이 잘못된 것이라고 자인한 셈이다.

정부로서는 감세 정책을 추진하면 조세수입(세수)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올해 예상보다 더 걷힌 세수(초과세수)가 많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근본적으로는 문 정부가 대기업·고소득자뿐만 아니라 1세대 1주택자의 세 부담까지 급격하게 늘리는 대대적인 증세(增稅)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세 정책으로 내년 이후 세수가 급감할 경우 돈 쓸 일이 즐비한 상황에서 정부의 대처가 어려워진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문 정부에서 과도하게 늘어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감세 정책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세법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 정부가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