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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19일(木)
‘K-코인’ 루나를 너무 믿었던 코인 큰손들…판단 착오 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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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에 현금화한 투자사들과 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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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폼랩스 홈페이지 캡처.


“리스크를 잘못 분석했다. 가상화폐 비평가들이 옳았다.”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UST)와 루나 등 테라 생태계에 투자했다 시세 붕괴 조짐을 경시한 일부 가상화폐 업계 ‘큰손’들이 뒤늦게 테라USD 등의 리스크(위험)에 대한 자신들의 판단이 틀렸음을 속속 자인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명 블록체인 리서치 및 투자 업체인 델파이 디지털은 최근 테라USD 및 루나 폭락에 대한 사후보고서를 발행했다. 이 업체는 이날 자사 블로그에 올린 게시글에서 “(테라USD) 알고리즘 모델의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투명하게 밝히려고 노력했었다”며 “그러나 우리가 위험을 잘못 계산한 것이 분명하다”고 실토했다. 델파이 디지털은 테라USD의 알고리즘 설계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냈던 비평가들을 지목하며 “당신들은 옳았고, 우리가 틀렸다”고 밝혔다.

델파이 디지털은 테라USD와, 이로부터 가치를 보증받는 ‘네이티브 토큰’ 루나 등으로 구성되는 ‘테라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싱가포르 소재 비영리단체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의 후원자였다. 그러나 델파이 디지털은 이날 글에서 “우리의 연구와 공개 논평 등에서 시스템에 대한 위험을 강조하려고 했지만, 사실은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사건이 결실을 맺을 위험을 잘못 계산했다”며 “우리는 지난 한 주 동안 이 일로 비판을 받아왔고, 그 비판은 정당하고, 우리는 그 비판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델파이 디지털은 2021년 초 벤처캐피털 부문인 델파이 벤처스 마스터펀드를 통해 자사 순자산가치(NAV)의 0.5%에 해당하는 양의 루나를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루나와 테라USD의 가치가 상승하며 델파이 디지털이 보유한 루나 등의 가치는 자사 NAV의 약 13%까지 그 비중이 늘었다. 그러나 이제 루나의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델파이 디지털이 보유한 루나는 ‘대규모 미실현 손실’을 초래한 상태다. 델파이 디지털은 루나의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투자금이 “완전히 상실됐다”면서도 최근 가치가 하락하는 동안 루나를 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유명 가상화폐 투자자이자 ‘루나틱(루나 지지자)’을 자처해온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루나와 테라USD 폭락 사태 이후 이날 처음으로 ‘테라USD는 실패했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생각 끝에 (가치가 폭락한) 지난 주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관해 말할 때가 왔다”며 “테라USD는 디지털 세계에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을 창조하려는 시도였지만, ‘실패한 큰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노보그라츠는 지난 2020년 4분기에 갤럭시디지털의 투자팀이 루나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그는 갤럭시디지털이 루나에 얼마를 투자했는지, 또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노보그라츠는 루나와 테라USD 가격이 붕괴한 이유에 대해 “거시경제 환경이 위험자산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시중의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것이 위험자산들의 가치 폭락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반면 테라USD와 루나의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고 일찌감치 투자금을 현금화한 투자사들은 거액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가상화폐 전문 투자사 판테라캐피탈은 지난주 테라USD 시세가 붕괴하기 전 이미 테라USD 발행사 테라폼랩스에 대한 투자금의 80% 가까이를 현금화했다. 판테라캐피탈이 거둬들인 구체적인 수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업체는 지난 2021년 1월에 약 2500만 달러(약 317억 원), 같은 해 7월에는 1억5000만 달러(약 1900억 원)를 각각 테레USD 발행사인 테라폼랩스 측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mail 박준희 기자 / 디지털콘텐츠부 / 차장 박준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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