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전차’ ·한일월드컵 주제곡 작곡가 ‘반젤리스’ 타계…향년 79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타계한 그리스 출신 세계적 영화음악 작곡가 반젤리스. 연합뉴스·EPA

1981년 영화 ‘불의 전차’ 주제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 음악가 반젤리스가 타계했다. 향년 79세.

1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아테네뉴스통신(ANA) 등 외신에 따르면 반젤리스 측 변호인은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 17일 밤 반젤리스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거론되지 않았다. 영화음악의 거장이 타계했다는 소식에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도 페이스북 계정에서 이 소식을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반젤리스를 “전자음악의 선구자”라고 칭하며 “그는 불의 전차를 타고 긴 여행을 시작했다”고 했다.

반젤리스의 본명은 에방겔로스 오디세아스 파파타나시우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 명성을 쌓은 연주자이자 작곡가다. 우선 19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영국 육상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불의 전차’ 주제곡은 그를 세계적인 뮤지션 반열에 올려놨다. 이 주제곡으로 그는 1982년 제54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곡상을 받았고, 그해 빌보드 앨범·싱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리스 출신의 아카데미상 수상자는 현재까지도 그가 유일하다. 또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나 ‘1492 콜럼버스’(1992)의 OST도 반젤리스 팬들의 기억에 깊게 새겨져 있다.

원래 반젤리스는 ‘비와 눈물’(Rain and Tears), ‘봄, 여름, 겨울, 그리고 가을’(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등으로 1970년대 한국 팝음악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던 그리스 3인조 록밴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Aphrodite‘s Child)의 멤버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한국인들에게는 영화·팝음악 외에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의 공식 주제곡 ‘축가’(Anthem)의 작곡가로도 알려져 있다. 또 그는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과 2004년 모국에서 개최된 아테네 하계올림픽의 주제곡 앨범 작업에도 참여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