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5兆 줄었지만…‘금융불균형’해결 쉽잖다

신용카드 사용액 등 합치면
가계신용 1859조4000억 달해

한은, 내일 기준금리 인상 전망
0.25%P 올리면 이자 16만원↑
빅스텝 가능성 언급했지만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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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 줄었지만, 우리 경제의 폭탄인 ‘금융 불균형’이 시정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에만 가계부채가 134조 원 폭증한 데다, 뇌관인 부동산 시장이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어 금융 불균형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당장 26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25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대출은 1752조7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5000억 원이 감소,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처음 줄었는데 축소폭은 6000억 원에 그쳤다. 가계대출에 신용카드 사용액 등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가계 빚) 잔액이 1859조4000억 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 불균형 해소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가계 빚이 이미 천문학적으로 늘어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만 가계신용이 134조1000억 원 늘어나며 증가 폭이 전년(127조3000억 원) 대비 확대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대출 감소는 위험도가 다소 완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이미 가계부채가 매우 커진 상황이어서 향후 금융 불균형이 시정될 수 있는 안정적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당분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전망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른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달부터 바로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급등하는 대출금리에 가계 부담이 커지는 점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대출자의 연간 대출이자 부담은 16만4000원 늘어난다. 대출자 전체로 보면 증가 규모가 연 3조3000억 원에 달한다. 0.5%포인트 인상 시에는 32만7000원 늘어난다. 5월에도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지난해 8월과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올 1·4·5월 등 모두 5차례 인상 기록을 쓰게 된다. 전체 이자 부담 증가액은 16조5000억 원에 이르게 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그만큼 대출시장의 불안도 커진다는 면에서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