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1년 사귀고 결혼하자”

■ 결혼했습니다 - 민병욱(29)·이미소(여·29) 부부

2018년 6월 11일, 그날은 제(미소) 25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페스티벌을 즐긴 뒤, 술집을 찾았죠. 고맙게도 그곳에서 친구들이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줬어요. 술집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다 함께 제 생일을 축하해줬죠. 그중에 한 명이 남편이었습니다. 남편도 페스티벌에 다녀온 길이라 복장부터 눈에 띄었죠. 술김에 저는 남편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어요.

그날 이후 저희는 연락을 이어갔습니다. 어느 날, 남편에게서 자동차 극장에 가자고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둘이 처음 만났는데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전 정말 좋은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남편은 다른 생각이었나 봐요. 집에 돌아오니 남편에게 전화가 왔고 진지하게 만나보자고 했습니다. 남편을 편한 친구로만 여겼던 저는 고백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사이가 멀어질 뻔했지만, 제가 남편에게 연락할 일이 생겼어요. 저에게 힘든 일이 연달아 있었거든요. 너무 힘든 마음에 남편에게 만나자고 했어요. 남편은 바로 달려왔죠. 달콤한 초콜릿도 사주고, 제 온갖 하소연도 다 들어줬어요. 남편 덕분에 힘든 일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그때 남편에게 이성적인 호감이 생겼어요. 머지않아 남편에게 두 번째 고백을 받았고,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연애 초반, 저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연애만 할 거면 6개월만 사귀고, 결혼할 거면 1년 연애하고 바로 결혼하자!”

남편은 제 말을 듣고 당황했지만 곧 진지하게 결혼 이야기를 꺼냈어요. 그렇게 저희 부부는 2019년 12월 7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저는 똥별이(태명)를 임신해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선물처럼 찾아온 남편을 만나, 아이라는 축복까지 얻게 됐으니 이보다 행복한 인생이 있을까요. 둘도 없는 친구이자, 보호자인 남편에게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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