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기업이 통신비·기름값 고통분담을”… 물가잡기 총력전

■ 17일 고위 당·정 협의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무서운 원·달러 환율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외환거래실 전광판에 13년 2개월여 만에 장중 132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신창섭 기자

성일종, 국힘 정책위의장 호소
정부와 특단의 민생대책 모색

‘기업 옥죄기’비판 나오더라도
‘정부 대책만으로는 한계’판단

여당이 통신비·기름값·생필품 등 국민 체감품목의 물가 대책에 대한 고통분담을 기업에 호소하고 나섰다. 오는 17일 열리는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는 정부·대통령실과 함께 고물가 대책과 서민경제 관련 특단의 대책을 모색할 방침이어서 통신·정유·유통업체의 동참 여부가 주목된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신3고로 민생이 점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당정 안팎에서는 커지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너무 크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세밀한 통신 요금의 설계가 되고 있는지, 국민의 소비선택권이 보장되는지 점검해 당에 보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업계를 향해 “모든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2030세대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5G 요금체계에 기술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고통분담에 참여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성 의장은 앞서 “국내 정유 4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4조7600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라며 “하지만 국민은 조금이라도 더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그나마도 조금씩 기름을 넣으며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름값 인하가 체감되지 않자 정유사에 ‘고통분담’을 촉구한 셈이다. 성 의장은 은행 등 금융권을 향해서는 “5대 금융그룹은 1분기 11조3000억 원의 사상 최대 이익을 실현했다. 이런 초호황은 2018년 6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한 것”이라면서 “예대금리 차로 인해 이익 창출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문제가 나온다”고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로 발생하는 마진)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류성걸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여당 물가 및 민생안정특위에서는 밥상 물가를 낮추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물론 농협과 수협 등에 직접적인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당이 기업들을 향해 ‘고통분담’을 호소하는 것은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세가 워낙 가팔라 기존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통신·정유·유통업체 등 소비자들과 접촉면이 큰 기업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부여당은 17일 오후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어 코로나19 대책과 함께 민생 경제를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