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희생으로 지킨 평화·번영 약속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갈 의무가 있어”
면담 불발 배경에 ‘대만 방문’ 지적되자
대통령실 “못 만나는 것은 2주 전 양해
펠로시 대만 방문은 1주 전 결정” 부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 후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오후 한국을 방문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펠로시 의장 등 미 하원 대표단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일정에 대해 “북한에 대한 한미 간의 강력한 억지력의 징표”라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통화 내용을 소개했다. 휴가 중 서울 서초동 자택에 머물고 있는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약 40분간 펠로시 의장과 통화했다.
이번 통화에서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 취임 후) 첫 여름 휴가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시간을 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은 “한미 동맹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도덕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며 “워싱턴에서 최근 한미 ‘추모의 벽’ 제막식이 거행됐듯이 그동안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갈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가꿔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방한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앞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펠로시 의장 일행의 JSA 방문 일정에 관해 “이번 펠로시 일행의 방문이 한미간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밖에 이날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외교·국방, 기술 협력, 청년, 여성, 기후변화 등 여러 현안에 대해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펠로시 의장의 이번 방한에서 윤 대통령을 직접 예방하지 못한 것에 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만남이 가능한지 (연락이) 전달됐지만 윤 대통령의 (당초) 지방 휴가계획을 확정한 상황에서 서울에 오면 (면담이) 힘들지 않겠냐, 2주 전 양해가 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약 1주일 뒤에 결정됐고 따라서 우리가 만나지 않은 것은 중국을 의식해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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