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같은 문제를 여러 번 확인하느라 일을 진행하기 어려워요

■ 마음상담소

독자 고민
사회 초년생으로 회사 회계부서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는데, 세부사항을 여러 번 확인하느라 일을 진행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문서를 쓰더라도 맞춤법이 틀렸는지, 제가 예의 없는 말을 하지 않았는지 여러 번 확인하게 됩니다. 지엽적인 것에 너무 집중한다고 몇 번 지적을 받았더니 오히려 제 부족함에 대해 더 오래 생각하게 돼 긴장감이 더 높아졌습니다.

일을 순서대로 하기 어렵고, 자꾸 이것저것 벌이게 되는 점도 문제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일을 까먹고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어떤 일이 머릿속에 있는 상태에서, 상사가 업무 지시를 하거나 직장 동료가 이야기를 해도 그게 귀에 들어오지 않다 보니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는 것 같아요. 이런 문제를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A : 강박증상·ADHD 비슷… 전문가 진단 받아보고 치료를

솔루션
일단,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충만한 상태에서 불안과 집중력 문제로 인해 그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여기시니 많이 속상하고 힘드시겠습니다. 감정과 인지기능 등 여러 가지 기능이 복합돼 결과적으로 집중력이라는 기능이 완성됩니다. 집중이 잘 안 되고, 일을 잘 마무리하지 못하는 증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불안장애나 우울장애가 심할 때에도 주의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흔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화제가 되는 ADHD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정신건강의학과의 다른 질병과 달리 ADHD에만 ‘성인’이 붙는 까닭은 예전에 아이들만의 질병으로 알려져 있었다가 성인기에도 증상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즉, 성인기에 새롭게 생기는 경우라면 다른 질병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만약 취업한 후에 말씀하신 증상이 생겼다면 ADHD가 아닐 것이고, 그동안 그런대로 ADHD 증상을 방어하면서 견뎌오다가, 취업해 다양한 일을 하면서 증상이 드러난 경우라면 ADHD에 해당합니다.

지엽적인 문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거기에 집착하느라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강박증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결국 강박 증상 역시 불안장애의 일종인데, 어떤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해 반복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떠오르는 생각으로 인해 괴롭고 사소한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이런 강박 사고(思考)를 해결하기 위해 강박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안전에 대한 염려로 문단속을 여러 번 하는 경우 등이 해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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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과 ADHD를 잘 구별해야 올바른 치료를 할 수 있으며, 그런 구별은 물론 전문가의 몫입니다. 심지어 두 가지 질병이 동시에 오는 경우도 있으며, 자칫 ADHD는 좋아졌는데 강박 증상은 악화될 수도 있으므로 증상에 대한 제대로 된 소통이 올바른 치료를 위해 중요합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