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봉사… 지금은 헌 청바지로 슬리퍼 만들어 기부

■ 자랑합니다-김효자 자원봉사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자택에서 본인이 만든 청바지 슬리퍼를 들고 활짝 웃는 김효자 자원봉사가. 필자 제공

‘아름다운가게’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무런 대가 없이 소중한 시간을 기꺼이 나누어주는 자원봉사자들이 계시기에 성장하고 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가게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년이란 시간을 축하하는 한편, 함께해 온 자원봉사자분들을 더욱 기억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가게의 과거와 현재를 같이한 이분들은 마치 아름다운가게의 오랜 친구와도 같습니다. 김효자 선생님 역시 오랜 친구입니다.

김 선생님은 2004년 서울역점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는 서울대병원에서 병동 안내 봉사를 했는데,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가게 홍명희 전 이사장님의 방송을 듣고 물품 기부를 하기 위해 서울역점에 방문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게 인연으로 이어져 10년이 넘는 시간이 된 것이죠.

어떻게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꾸준히 봉사할 수 있었던 걸까,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아무 생각 없었어요. 그냥 기분 좋으니까 했지.” 돌아온 답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이었습니다. “사실 난 많이 배우지도 못했고,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 그저 봉사밖에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10년간 봉사하며 참 좋았죠. 돌이켜보면 모든 순간이 마냥 좋았어요. 아름다운가게를 드나들던 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운 사람들이었으니까요.”

아마 다른 자원봉사자들 역시 김 선생님처럼 그저 기분이 좋아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이 마음 하나로 오랜 시간 봉사하고 계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마음 하나, 하나에 담긴 온기가 얼마나 따뜻한지요. 현재 김 선생님은 아름다운가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아름다운가게에서 판매가 어려운 청바지를 재료로 활용해 직접 슬리퍼로 만들어 매년 수백 켤레를 기부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나눔으로 또 함께해 주고 계십니다.

“미싱 감는 방법도 잘 몰랐어요. 공대 나온 남편 도움을 받아 조금씩 배우며 슬리퍼를 만들어 온 것이죠. 하지만 이제 눈이 어두워져서 얼마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해 놓은 게 많으니 몇 년간 더 베풀며 살려고요.” 김 선생님의 집 거실 한쪽에는 중고 공업용 미싱 기계가 놓여 있습니다. 이제는 그 모습도 제법 오래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이 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꼭 김 선생님의 마음을 닮은 듯합니다.

아름다운가게는 김효자 선생님을 비롯해 오랜 친구처럼 사랑과 열정으로 이끌어주시는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지금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가게를 향한 마음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하고 귀하기에,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잊지 않고 보답하고자 합니다. 오늘도 참 고맙습니다. 아름다운가게 유시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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