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패권에 국가 명운… 기업이 중심 역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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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전문가 간담회
“반도체특별법 통과 시급”

미국 공급망 재편 전략의 본질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 패권 확보에 있기 때문에 기업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패권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관련 법안 통과 등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지원도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회관에서 ‘미국 공급망 재편전략과 한국의 대응’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국회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장인 양향자(무소속) 의원은 기조연설에서 “첨단기술 경쟁에서 패배한 국가가 신(新)식민지화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과학기술 패권 국가로 나아 가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다”며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기술 영토를 개척하고 경제·안보 전쟁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반도체 특별법’(일명 ‘K-칩스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 법은 국회 차원의 첨단산업특위 구성과 정부 차원 과학·기술·산업 컨트롤타워 설치 등의 내용으로 관련 기업 지원 내용을 담고 있다.

양 의원은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 제품 간 차별을 금한 내국민대우 원칙과 한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등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유럽연합(EU), 일본 등 IRA 영향을 받는 다른 국가와 공조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석영 전 주제네바 대사 주재로 열린 전문가 대담에서는 미국 ‘반도체와 과학법’, IRA에 대한 한국의 대응 방향이 논의됐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경제안보팀장은 “미국은 반도체 장비 시장에 대(對)중국 견제를 강화할수록 자국 기업에 불리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국 우선주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은 가만히 기다리기보다 미국과의 정책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우리 기업들은 이제 공급망 관리에서 지정학적 요소와 국제정세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기업들의 고충을 호소했다. 조철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수출차에 대한 예외 인정도 추진해야 하지만 동시에 현지 공장 가동을 앞당기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