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줄어 재정축소 한다지만… 양질교육위한 투자는 여전히 부족

■ 창간 31주년 특집 - 인구 정책 리셋하라 (3) 학령인구 감소

지방교육교부금 개편안 대립
미래교육 위해선 학생수 아닌
교육의 질을 높이는 재정 필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육재정 효율화’ 작업이 큰 과제로 떠올랐다. 재정 당국은 ‘비용’적 측면에서 인구감소에 따른 재정 축소 및 재분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교육계에선 양질의 교육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투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교육재정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은 최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둘러싼 대립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가 자동 편성돼 세금이 늘면 수요와 상관없이 증액되는 구조다. 현재는 교육교부금이 유·초·중·고교 교육에만 사용된다. 정부는 교육교부금 일부를 고등교육에도 지원하려고 한다. 올해 전체 교육교부금은 81조3000억 원이다. 정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고등교육 관련 예산은 11조9000억 원에 불과하다. 14년째 동결된 등록금 문제, 자율적인 인원 감축을 유도하는 구조조정 문제까지 대학의 재정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교육교부금 일부인 3조∼4조 원 정도를 매년 고등교육에 보내겠다는 게 정부 개편안의 골자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과 교육단체 등에서는 학생 수가 감소했지만 학교 수·학급 수 등이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 교육환경 개선 및 학습격차 완화 등 미래 교육을 위해 투자할 곳은 아직 많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재정을 축소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향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교육 재정 재분배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동의한다. 다만 미래 교육을 위해서는 학생 수에 기초한 교육재정 수요 산정이 아닌 모든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여건 마련이 가능한 재정 수요 산출과 안정적 재정지원이 약속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교육교부금 배분은 학생 인당 경비보다도 학급당 경비의 비중이 훨씬 크다”면서 “정부와 교육계가 강대강으로 맞설 일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정밀하게 재정 수요를 계산해보며 협상할 필요가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