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올 미사일 불꽃놀이 1.2조…사이버 금전탈취로 조달”

유동열 원장 "2015∼2019년 17개국 암호화폐 등 20억달러 탈취"
美 국토부장관 "北 최근 2년간 10억달러 암호화폐·달러 사이버 강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북한 가상화폐 해킹 (PG)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정상적 수출 등 외화벌이 창구가 봉쇄된 상태에서 북한은 사이버상 금전탈취를 통해 미사일 자금 조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가상화폐 해킹 (PG). 연합뉴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16일 "한국국방연구원(KIDA) 분석 등을 종합하면 북한은 올해만 1조2000억원을 초과하는 비용을 미사일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은 막대한 사이버상 금전탈취를 통해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비용 및 통치비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원장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정상적 수출 등 외화벌이 창구가 봉쇄된 상태에서 북한은 사이버상 금전탈취를 통해 미사일 자금 조달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 4월 발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보고서(요약)에 의하면, 북한은 2020년부터 2021년 중반까지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최소 3개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약 5000만달러(약 650억원)를 탈취했다.

지난 3월엔 역대 최대 규모인 6억2000만달러(약 8822억원)에 해당하는 암호화폐를 빼돌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는 "2019년 보고서를 보면 북한이 2015년 1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최소 17개국의 금융기관과 암호화폐거래소를 대상으로 35차례에 걸친 사이버 공격을 통해 최대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탈취했다고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석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장관이 15일(현지시간) 하원 국토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2년 동안에만 북한은 10억달러(약 1조3160억원)가 넘는 암호화폐·달러 사이버 강탈로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 자금을 댔다"는 서면발언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유 원장은 "북한이 막대한 사이버상 금전탈취를 통해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비용 및 통치비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망 틈새를 뚫고 사이버공간을 외화벌이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되는 미사일 발사는 그렇지 않아도 경제난에 허덕이는 김정은 정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는 심리전 차원에서라도 북한 주민들에게 자신의 담대성, 위대성을 내보이고 싶어 하는 김정은을 치켜세우고 심리적으로 자극해 더 많은 미사일을 발사하도록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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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해 발사한 탄도미사일 발사 비용과 관련 미국의 군사 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이날 발사한 북한 미사일을) 모두 다 합치면 5000만~7500만달러(약 712억~1069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 지대공미사일 등의 가격을 한 발에 200만~300만달러(약 28억5000만~42억7500만원) 정도로 추정했다.



유 원장은 "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 11월 3일 발사까지 포함하면 이틀 만에 미사일 28발을 쏘며 최대 1억1100만달러(약 1575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날려버렸다"며 "여기에 올 들어 북한이 쏜 미사일을 모두 합치면 금액은 10배가량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KIDA 분석 등을 종합하면 북한은 올해만 1조2000억원을 초과하는 비용을 미사일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 1년 예산(12조9000억원, 2021년 한국은행 추산)의 10%를 미사일 쏘는 데 써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금액은 북한의 올해 식량부족분(86만t, CIA 추산) 2배를 충당하고도 남는 액수다. 그는 "김정은이 자기 주민 두 끼 밥도 배불리 먹이지 못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반문명적, 반인륜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원장은 북한의 소나기형 다발적 무력시위 전개 배경에 대해 기본적으로 대남적화전략 달성의 일환이지만 당장은 대남·대외·대내 측면 등 다목적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력시위의 기술공학적인 분석과 관련해 "군사적 우위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역량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순항미사일 등의 발사 실험을 자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내구연한(耐久年限)이 훨씬 지난 노후한 미사일을 소진시켜 위와 같은 목적과 훈련역량을 강화하고 미사일 체제를 정비하려는 시도로도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구연한이란 어떤 장비를 원래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으로 식품의 유통기한이라고 보면 된다"며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상당수 지대지, 지대공 미사일 및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은 실전 배치된 지 30~40년이 지난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구연한이 경과하게 되면 기술적 신뢰성에 문제가 생겨 실전에서 불발, 폭파 등 사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그동안 폐기하기 아까워 보유하고 있던 노후한 미사일과 포탄들을 김정은이 단안을 내려 집중 발사하며 이른바 김정은의 담대함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불꽃놀이’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