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건의’ 황우여 · ‘정부정책 견제’ 김무성… 조율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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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2-05 09:05
업데이트 2022-12-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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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리더십 - ‘보수 與黨’ 전 · 현직 원내대표

여 · 야 · 청 3통 리더십 최경환
현안마다 朴心 눈치 살펴 논란

‘배신 정치 낙인’ 찍힌 유승민
‘뚝심 있다’ 평가 지지율 상승

‘세월호 협상’ 풀어낸 이완구
12년만에 기한내 예산처리도


국민의힘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준석 전 당 대표 징계 과정에서 초래된 당내 갈등과 혼란을 수습할 구원투수로 지난 9월 선출된 후 채 3개월이 되지 않는 시간을 보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된 데 이어 이례적으로 21대 국회의원 임기 중 두 번이나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대부분 역대 보수 정당 원내대표 중에서 특히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들이 당·대통령실·야당과의 소통을 통해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다. 권력 구조와 보수 정당의 특성상 대통령실과는 더더욱 수직적 관계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 계열 정당들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해 집권한 당시 원내대표들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서 주 원내대표의 성패를 전망해 본다.

◇김무성, 야당과 상생의 정치 복원… ‘수직적 당·청 관계’ 비판도 =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2010년 5월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선출돼 다음 해인 2011년 5월까지 임기를 채웠다. 원내대표를 지낸 1년 동안 김 전 대표는 ‘국회 입장에서 정부를 충실히 견제했다’는 평가와 ‘수직적 당·청 관계를 고착화했다’는 엇갈린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김 전 대표는 국회에 상습 불출석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을 본회의에 불러내 질책했고, 구제역·배추 파동 등 정부의 대응 실패를 매섭게 추궁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았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호흡을 맞추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되살렸다’는 호평도 받았다. 하지만 개헌,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안 등 주요 현안에 있어서는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해 정부를 뒷받침하는 역할에 그쳤다. 예산안 단독 처리 과정에서 ‘날치기 처리했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훗날 “예산안 처리를 일주일 정도 늦췄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황우여, ‘여당 내 야당’ 소신 행보 속 당·청 불협화음 =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는 2011년 5월부터 2012년 2월까지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당시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당내 ‘주류 퇴진론’이 커지던 시기였다. 보수 정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소장파로 분류된 황 전 대표는 원내사령탑으로 부임하자마자 당의 쇄신과 안정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야 했다. 그는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임에도 이 정부가 추진한 법인세·소득세 등 감세 정책 철회, ‘반값 등록금’ 등 정부의 기조와 배치되는 정책들을 꺼내 들며 보수 정당의 쇄신을 추구했다. 당 안팎에선 황 전 대표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여당 내 야당’과 같은 역할을 한 소신 행보라는 평가와 함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당·청 관계의 불협화음을 낳았고, ‘좌클릭’ 등 당 정체성 논란을 낳았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기도 했다. 또 당시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저축은행 부실 사태 국정조사를 제안한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북한인권법의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을 관철시키는 배짱도 보여줬다.

◇최경환, 靑 독주 못 막았으나 극단적 여야 대치는 피해 =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박 정부의 집권 첫해인 2013년 5월 첫 번째 원내사령탑을 맡아 1년간의 임기를 수행했다. ‘당·청·야당과 소통하는 3통의 리더십’을 표방했지만, 주요 현안마다 청와대의 눈치를 살핀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따라다녔다. 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연금’ 공약이 경제 침체와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 건전성 문제로 불가피하게 소득 상위 30%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수정되자 국민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야당과의 소통에 대해서는 여야 대립 속에서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기 동안 국정원 대선 개입,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등을 둘러싼 극단적 여야 대치 상황에서도 야당과의 협상을 이끌어 ‘경제민주화 법안’과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포함해 쟁점 법안을 다수 처리했다.

◇이완구, ‘건강한 긴장 관계’ 말했지만 박심(朴心) 못 벗어나 =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2014년 5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박 정부 당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를 지냈고, 박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원내대표에서 국무총리로 직행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원내대표 취임 초기부터 당·정·청 관계에 대해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공동운명체’라는 표현을 줄곧 사용했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부부가 더욱 잘 살기 위해 싸울 때도 있는 것”이라고 말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박심(朴心)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2014년 12월 ‘정윤회 국정농단 문건 파문’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와 박 전 대통령의 오찬에서 이 전 총리는 ‘각하’라는 표현을 세 차례나 써가며 박 전 대통령을 응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원만하게 당·정·청과 여야 관계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풀어냈고, 예산안을 12년 만에 법정기한 안에 처리하는 등 정치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대야 관계에서는 협상 파트너인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찰떡 케미’를 선보이기도 했다.

◇유승민, ‘뚝심 정치’ 펼치다 ‘배신의 정치’로 낙인 = 유승민 전 의원의 ‘정치 주가’는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았던 2015년 2∼7월 이후에 급상승했다.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맞서다 축출된 후 순식간에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유풍’(劉風)의 주인공이 됐다. 권력자에게 철석같이 붙으려 한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유 전 의원은 살아 있는 최고 권력자에게 할 말은 하는 뚝심 정치로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박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청와대와 대척점에 섰다. 2015년 6월 박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치적으로 선거를 수단으로 삼아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이라며 유 전 의원을 비판했고, 유 전 의원은 해당 발언 13일 만에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주호영, ‘친윤계’와 갈등 속 대통령실 힘 싣기= 주 원내대표는 내년 4월까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당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집권 초기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을 뒷받침하면서도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을 성공적으로 지휘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온건 보수 성향의 협상가적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주 원내대표는 극단적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해법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지만, 당 안팎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예상된다는 우려 속에 민주당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 요구를 놓고 주 원내대표는 ‘조건부 수용’이라는 현실론을 택했다가 당내 강경파인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일단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힘을 싣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은 당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 특히 주 원내대표를 ‘선배님’으로 호칭하고 어깨를 두들기거나 포옹까지 하며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주 원내대표를 다시 관저로 초청해 원내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후민·이해완·조재연·최지영 기자


‘구원투수’ 두 번째 등판… 거야 - 친윤사이 협상력 주목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여소야대, 특히 169석의 거야(巨野)를 상대해야 하는 여당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예산과 입법이 강대강으로 충돌하고 있는 국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SNS에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내대표 역할이 당 대표 역할보다 중요하다. 당내의 전폭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원내 협상에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정기국회 마무리까지 예산안과 주요 법안을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에 또 한 번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거야는 물론 당내 강경파 입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주 원내대표만 한 대야 협상력과 경험을 가진 사람도 없다는 평가가 많다.

1960년생인 주 원내대표는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에서 5선을 지냈다. 경북 울진군 출신으로 능인고와 영남대 법학과를 나왔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부장판사까지 지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 출마해 한나라당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20대 총선까지 같은 지역구에서 4선에 성공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계파 갈등으로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복당했다. 2020년 5월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이듬해 4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이후 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맡았다. 지난해 6월 전당대회에는 당 대표로 출마했으나 이준석 전 대표에게 밀려 낙선했다. 이 전 대표 징계 사태 이후 당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이 전 대표의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주호영 비대위’가 좌초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특임장관을 지냈고, 여의도연구원장과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을 두루 거쳤다. 주 원내대표는 독실한 불교 신자로도 알려져 있다. 자우(慈宇)라는 법명도 가지고 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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