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운 빵 안에 아이스크림 넣고 눌러 만들어… 차가운 카페오레와 함께 즐기면 오묘한 맛[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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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17 08:59
업데이트 2023-01-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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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아이스크림 핫 샌드위치’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라는 농담만큼이나 모순적인 이름을 가진 ‘아이스크림 핫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맛있는 조합으로 말이죠.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아이스크림 전문점 ‘펠앤콜’과 성신여대 앞 커피 전문점 ‘리이케 커피’ 그리고 용산구 산천동 빵집 ‘락희’가 모여 하루 이벤트로 진행한 ‘팝업’을 방문해 협업, 즉 컬래버레이션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는 제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도 프레스 토스터만 있다면 쉽게 해먹을 수 있을 아이템이라 친근했지만, 각 분야 전문가들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맛이라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버터 함유량이 풍부한 브리오슈(brioche·달걀과 설탕, 버터를 풍성하게 넣고 만든 빵)는 락희에서 주문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브리오슈는 우리가 먹는 수제버거 번으로도 익숙하지만 요즘은 브리오슈 낭테르와 같이 식빵의 직사각형 모양 틀에 맞춰 굽는 제품들도 나옵니다.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가 남겼다고 잘못 전해진 유명한 문장,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Qu’ils mangent de la brioche)”라는 문장 속 원 단어가 케이크가 아닌 브리오슈일 정도로 프랑스에서도 고급스러운 재료와 맛으로 유명한 빵입니다.

아이스크림 핫 샌드위치는 브리오슈를 동그란 원형으로 구워 내 속을 가른 다음, 리이케 커피가 선정해 로스팅한 원두로 추출한 커피로, 펠앤콜에서 만든 아이스크림을 넣고 잘 예열한 프레스 토스터에 눌러 만들었습니다. 브리오슈 겉면은 따스하게 버터향을 머금으며 데워지고 속 안에 채운 아이스크림의 차가운 온도는 유지되는, 이 온도의 차이가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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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스크림에 사용된 원두는 매년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의 주요 커피 생산국에서 열리는 좋은 품질의 커피를 선정하는 ‘컵 오브 엑설런스 2022’에서 13위를 차지한 ‘코스타리카 CoE 글로리아나 케니아 & 산 로케 워시드’입니다. 원두에 스며있는 귤 같이 새콤한 오렌지 꽃의 향이 아이스크림에서도 진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여기에 오키나와(沖繩)산 흑당으로 시럽을 만들어 뿌려주고 브리오슈의 우아한 버터 풍미로 마무리가 됩니다. 아이스크림 핫 샌드위치에 니카라과의 원두로 내린 차가운 카페오레를 주문해 함께 즐겼습니다. 커피 원두가 다르다 보니 자연스레 그 안에서 덧입히는 향으로 오묘한 경험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아는 만큼 더 맛있는 세계가 열린다고들 합니다. 이 한 잔의 커피가 내 앞에 놓일 때까지 산지에서 재배되는 커피콩이 수확되고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넘어와 로스터의 손에서 개성을 살린 로스팅을 마친 원두로 변신하는 그 여정을 한번 상상해 볼까요. 커피와 초콜릿을 즐길 때면 작은 원두 한 알이 자라 온 땅의 재배 환경과 가공 방식 등을 가끔 떠올려 봅니다. 너무 어렵지 않으냐고요. 요즘은 바리스타들의 친절한 설명이 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정겹고 새롭습니다. 앞으로도 펠앤콜은 다양한 커피 로스터스와 함께 이 아이스크림 핫 샌드위치 팝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하니 SNS를 통해 새로운 소식들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www.instagram.com/fellncole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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