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지원 바라는 우크라, 고위 관리는 부패 ‘신뢰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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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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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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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뉴시스



부패의혹 고위인사 10여명 물갈이
“전쟁중 돈 빼돌리는 사람에 강력 경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쟁이 2년 차로 접어들며 힘이 빠진 러시아를 패퇴시키기 위해 서방의 지원이 집중되는 가운데, 부패로 서방의 신뢰가 떨어질 경우 더 많은 지원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주 키이우, 수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5개 주 주지사와 국방부 차관, 검찰 부총장, 대통령실 차장, 지역 개발 담당 차관 2명 등 고위인사 10여 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BBC는 “이 개각은 정부가 부패 척결에 나서면서 고위인사들이 사임하거나 해임된 것이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외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불거진 이들의 부패 의혹은 심각하고 시기적으로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개각 명단에 이름을 올린 뱌체슬라우 샤포발로우 국방부 군수 담당 차관은 국방부가 군납 식비를 과대 지급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결백을 주장하다 결국 사임했고, 올렉시 시모넨코 검찰 부총장은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재벌)로부터 벤츠 승용차를 빌려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낸 사실이 밝혀져 해임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들을 신속히 교체한 것은 정부가 부패로 서방의 신뢰를 잃을 경우 러시아와의 전쟁을 지속하는 것은 물론 전후 복구를 위해 꼭 필요한 서방의 지원을 끌어내는 데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NYT도 “우크라이나 권력층의 부패 역사를 익히 잘 아는 미국 공직자들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수십억 달러의 지원이 개인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을까 우려하며 지켜봐 왔다”면서 “이번 스캔들은 젤렌스키 정부의 부패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31년 전 독립선언 후 줄곧 공공부문과 정치 부문의 부패가 심각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부패감시 단체 국제투명성기구(TI)는 2021년 우크라이나의 ‘부패인식지수’(CPI)가 세계 180개국 가운데 120위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취임사에서 “정치인들은 우크라이나를 (그들만의) ‘기회의 나라’로 만들었다. 그 나라는 뇌물을 주고, 훔치고, 자원을 빼돌릴 기회가 있는 나라”라고 언급하며 부패 척결을 다짐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정부는 물론 의회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의원들 모두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공직자들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원조가 도난당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번 개각에 대해서도 미국 관리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패와의 싸움에 단호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정무 담당 차관은 상원 외교위원회의 우크라이나 관련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개각은 전쟁 와중에 돈을 빼돌리려는 사람들에게 아주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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