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작년에 권력형 성비위 없었다”…공무원들 “땜질 처방 관행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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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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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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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 4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재직 시절의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에게 공개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3급 이상 고위직·산하기관장 전원 예방교육 이수…성비위 징계 최다 지자체 ‘오명’ 벗나?


한때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성비위 징계 건수가 가장 많아(2017~2021년까지 119건) 여론의 비판을 받았던 서울시가 내부 교육을 강화하고 피해자 지원·가해자 엄벌에 적극 나서면서 지난해엔 내부에서 위계에 의한 성비위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 공무원들은 뒤늦게 강화된 조치에 환영하면서도 "소속기관·사업소 전보를 징계로 여기고 피해자만 마음 고생을 하는 관행이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조직 내부에서 권력형 성비위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3급 이상 시 공무원과 투자출연기관장 전원이 성폭력 예방교육을 이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시는 위계에 의한 권력형 성비위(3급 이상 고위직 간부가 연루된 사건)를 근절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3급 이상 공무원의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 현황을 공시했고, 올해는 투자출연기관장까지 공시 대상을 확대했다.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서울시 고위 공무원 71명과 시 투자출연기관 24명 등 95명이 대상이다. 이들은 지난해 상·하반기 성폭력 예방교육을 모두 이수했다. 간부 외에 서울시 본청과 사업소 전 직원도 예방교육 이수율 100%를 기록했다. 시는 올해 투자출연기관 직원까지 성폭력 예방교육을 전원 이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3급 이상 고위직 간부가 연루된 성비위 사건에 대해서는 사건 접수부터 외부전문가가 조사·처리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권력형 성비위 외부전문가 참여제’를 강화해 시행한다. 외부전문가 인력을 5명에서 10명으로 늘리고 적용 대상을 4급 이상 관리자(사업소 5급)까지로 확대한다. 또한 권력형 성비위 사건 전담 상담·신고 창구를 설치, 상담·신고부터 조사와 사건 심의까지 전 단계를 외부 전문가와 함께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계획이다. 성비위 가해자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중징계자 승진배제 등 강화된 인사 조처를 하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한 시청 공무원은 "오 시장이 직접 성비위 공무원에 대한 엄벌 의지를 천명한 덕분인지 내부에서도 많이들 조심하는 편"이라며 "성비위 발생 사실을 무감각하게 접했던 과거와 확실히 달라진 측면이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시 행정국은 성비위 가해자를 조용히 소속기관·사업소로 전보 발령하거나, 가벼운 제재만 한 후 현업에 복귀시키는 땜질 대처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020년 4월에는 성폭행 사건 가해자를 다른 부서로 지원 근무 발령을 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뒤늦게 대기발령하기도 했다. 아직도 서울시 사업소나 소속기관 곳곳에 성비위 전력이 있는 공무원들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시청 여성 공무원은 "인사철마다 성비위 전력자가 승진 대상에 올라 내부 투서가 들어가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며 "피해자는 전전긍긍하며 조직에서 겉도는데 가해자는 본청의 힘있는 실국장들과의 친소 관계를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적잖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김선순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조직 내 성희롱·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계에 의한 권력형 성비위 예방과 사건 처리가 중요하다"며 "예방을 위한 교육과 가해자 엄벌·피해자 지원 체계를 확실히 다져 ‘권력형 성비위 제로 서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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