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숙박 앱 예약과 선택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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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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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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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분야를 취재하고 기사를 쓰니 국내외 출장이 잦습니다. 국내 출장에서는 호텔보다는 모텔을 주로 이용하게 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요즘은 호텔보다 더 깨끗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텔도 없지 않습니다. 숙소를 예약할 때는 주로 숙박예약 앱을 씁니다. 숙박업소 업주의 수수료 부담 등의 폐해를 모르는 바 아니어서, 한동안 직접 전화로 숙소를 예약하거나 방문해서 방을 잡기도 했었는데 번거롭고 불편해서 포기했습니다.

숙박 앱은 편리합니다. 목적지 근처의 숙소를 한눈에 비교해볼 수도 있고, 간혹 쿠폰을 주고 선심 쓰듯 방값을 깎아주기도 합니다. 숙박 앱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건 먼저 이용한 이들이 올려놓는 사진과 숙박 후기입니다.

숙박예약을 하면서 먼저 이용한 이들의 평가에 도움을 받고 있으니, 때로는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리뷰를 남기기도 합니다. 보통 기대한 경우와 크게 다를 때 리뷰를 남기는데, 기호나 감정보다는 최대한 ‘정보’ 위주로 글을 남깁니다.

이를테면 ‘주변에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다’든지 ‘어매니티가 부실하다’‘방이 춥거나 덥다’는 식입니다.

불편했던 부분을 적은 리뷰를 올려놓으면 숙박 앱 운영자로부터 문자를 받는 일이 잦습니다. 내용인즉 업소 측의 이의제기로 ‘리뷰를 삭제한다’는 것입니다. 이용자의 불만이 오해에서 비롯됐을 수 있으니 리뷰의 수정이나 삭제는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건 최소한의 해명이나 양해도 구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삭제 통보입니다. 끝까지 문제 삼고 따지지 않았던 건 ‘이게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문자를 몇 번 받고 난 뒤부터는, 숙박 앱에서 숙소를 고를 때 불만 리뷰가 한 줄도 없는 곳은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런 곳들은 대개 투숙객의 불만을 ‘삭제’로 대응하는 곳일 가능성이 농후하니까요. 가장 좋은 선택은 한 두 가지가 미비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미비한 게 그다지 상관없는 경우입니다.

이를테면 엘리베이터가 없다든지, 전망이 좋지 않다든지, TV가 작다든지 하는 건 어떤 이들에게는 큰 흠결이지만, 출장자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상관없습니다. 가족여행의 숙소에서 필요한 것과 출장길에 혼자 숙박하는 숙소에서 원하는 게 서로 다르니까요. 뭐든지 다 좋은 곳보다 내게 필요한 것을 골라내는 일. 여행할 때 가장 필요한 ‘선택의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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