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초콜릿 이용한 케이크 ‘오페라’ 일품… 오렌지 향·맛 살린 ‘시트러스 터치’ 환상적[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23-02-28 09:02
업데이트 2023-02-28 11:31
기자 정보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0
폰트
공유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렌치 레스토랑 ‘물랑’에서 만든 디저트 오페라.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프렌치 레스토랑 ‘물랑’

프랑스 제과를 전공한 푸드 콘텐츠 디렉터란 직업 때문에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게 되는 일이 꽤 잦은 편입니다. 다이닝 레스토랑이란 공통된 형식이지만, 요리의 장르는 꽤 다양해 모던한 한식이 베이스가 되는 곳도 있고, 일본식 가이세키 요리도, 중식 조리법을 차용해 만드는 곳도 방문하게 됩니다.

그중 제가 선호하는 장르는 프렌치 다이닝 레스토랑입니다. 이국적인 요리를 만끽하고 싶을 때 진한 소스의 깊이와 섬세하게 조리한 생선요리의 버터 풍미가 주는 유혹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코스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의 마지막 과정인 디저트는 프리 디저트, 메인 디저트 그리고 프티 푸르(petit four)의 순서로 준비됩니다. 마지막이지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구간입니다. 기분 좋게 만드는 달콤함이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지요.

지난 19일 서울 서촌 작은 골목길에서 10년의 세월을 쌓아 온 프렌치 레스토랑 ‘물랑(Moulin)’은 지난 시간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를 준비했습니다. 클래식하고 섬세한 프랑스 요리를 선보이는 윤예랑 오너셰프와 그의 팀이 만드는 물랑의 정체성이 또렷한 요리와 디저트,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와인이 페어링되는 무척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요리에 대한 소개도 함께하고 싶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오페라(Opera)라는 이름의 커피와 초콜릿을 이용한 케이크입니다. 아주 오래전이지만 프랑스 제과 학교에 다니던 시절 중간고사 품목이 바로 이 오페라 케이크였답니다. 서투른 솜씨로 시트와 시트 사이 커피 크림을 고르고 평평하게 바르기 위해 손의 미세한 힘을 조절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초콜릿 다루기를 중점적으로 학습하던 시절이라 더더욱 기억에 남는 디저트입니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고급스러운 단맛과 커피의 쌉싸름함이 돋보이는 오페라는 단순히 커피와 초콜릿의 조합 차원을 넘어섭니다.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살리는 물랑의 꼼꼼한 선택은 오페라에 더한 ‘시트러스 터치’입니다. 물랑의 하예림 파티시에는 제주 청희 오렌지를 선택했습니다. 짧은 기간에만 나오는 청희 오렌지의 둥그렇고 좋은 밸런스의 향과 맛을 살려 만든 오렌지 비스퀴 조콩드로 오페라의 기본 층을 만들고 이 비스퀴 시트에 그랑 마니에르 리큐르를 분사해 꼼꼼하게 향의 켜를 쌓아갑니다. 또한 시트의 촉촉함과 당도를 위해 오렌지 블로섬 워터와 제주 오렌지 티를 시럽에 우려 적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직접 만든 커피 농축액으로 커피 크림을 만들고 산미가 돋보이는 만자리 초콜릿 가나슈로 맛의 구심점을 잡았습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청희 오렌지 껍질을 더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초콜릿과 커피의 조합을 산뜻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오페라가 잃어서는 안 되는 시트의 촉촉함, 부드럽게 퍼지는 초콜릿 가나슈와 커피 크림 조합만으로도 완성도가 높았지만 역시 오렌지를 이용한 시트러스 터치가 확실한 킥으로 살아났습니다. 단품으로 전문 숍에서 선보여도 아쉬움이 없는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물랑에서 선보이는 코스는 계절에 따라 가장 좋은 식재료와 윤 셰프의 손맛이 더해져 구성됩니다. 매 계절 어떤 요리들과 디저트가 준비될지 기대가 되는 레스토랑입니다. 그렇게 10년을 보내온 끈기와 열정에 깊은 감사의 박수를 보내봅니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6길 8 / 070-4404-7978 예약 필수.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주요뉴스
기사 댓글

AD
AD
count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