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에펠탑 앞서 “결혼해줄래”[결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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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합니다 - 김재우(32)·천소현(25) 예비부부

전(재우) 소현이에게 고백할 때부터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친척 동생에게 소개받은 소현이와는 첫 만남부터 달랐습니다. 나름 5년의 직장생활 동안 수많은 압박면접을 거치면서 단련됐다고 생각했는데, 소현이와의 소개팅은 당황과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라는 사람과 제 미래 계획에 대해 일방적으로 면접을 당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후 그녀에게 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야기하면 할수록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소현이와 세 번째 만나는 날, 저는 “결혼을 전제로 만나자”고 고백했습니다. 연애 경험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먼저 고백해 본 적이 없었기에 무척 떨렸습니다. 드라마로만 배운 연애 지식들은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하지만 제 진심이 닿았는지 저희는 지난해 5월 연애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3주 만에 본격적으로 결혼 이야기를 꺼냈죠. 동거를 시작했고, 바로 결혼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보통 신혼여행은 결혼 후 떠나지만, 저희는 순서를 바꾸기로 했어요. 오는 11월 결혼식이 예정돼 있고, 이미 저희는 프랑스 파리로 웨딩스냅 여행을 떠났습니다. 떠나기 전 저는 에펠탑 앞에서 소현이에게 프러포즈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어요. 여행 한 달 전부터 꾸준히 비타민과 오메가를 먹으며 체력 관리도 했죠.

그런데 모든 게 물거품이 됐습니다. 여행 첫날 장염에 걸리고 말았거든요.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하지만 ‘내가 프랑스에서 죽는 한이 있어도 꼭 한다’는 각오로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드디어 에펠탑 앞. 소현이 앞에 무릎을 꿇고 반지를 꺼냈습니다. “나랑 결혼해줄래?” 다행히 성공적이었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에게 숨김없이 대하고, 매사에 유쾌하고 즐겁게 사는 부부가 되고 싶어요. 아내에게 좋은 친구, 좋은 배우자 그리고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