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관광상품 탄력… MZ세대 교류 더 확대될듯

일본 문화개방 25년 - 한류 20년
야구·축구 교류전 부활도 기대

16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민간 차원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양국 간 문화·체육 교류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문화사적으로 의미 있는 해다. 지난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이고, 드라마 ‘겨울연가’가 2003년 NHK 위성채널에서 방송되면서 시작된 일본 내 한류 20주년을 맞는 해다. 일본 현지에서 드라마 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한류 재조명 행사가 준비되는 등 한·일 문화 교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국 정상회담으로 이 흐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혐한(嫌韓) 분위기 속에서도 한·일 문화 교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한령(限韓令)으로 봉쇄된 중국과는 다른 양상이다. 일본에서는 K-팝, 드라마에서부터 ‘82년생 김지영’을 시작으로 한 문학, 음식·미용 패션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가 일본 MZ세대를 사로잡고, 한국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이 번갈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호문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관광상품 개발로 해당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겨울연가’의 인기와 더불어 촬영지 남이섬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했듯, K-콘텐츠와 지역 축제 등을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도 가능하다. 이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야구와 축구의 한·일 교류전 부활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일전은 단순한 승부를 넘어 치열한 응원전과 스포츠맨십으로 양국을 연결하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각 87년, 41년의 역사를 가진 한·일 프로야구는 1990년대 프로교류전인 ‘슈퍼게임’을 개최했지만 일본의 미온적 반응과 흥행 실패로 폐지됐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이 일본에 참패한 가운데 세계정상을 지키고 있는 일본과의 프로야구 교류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축구는 1972년부터 1991년까지 한·일 국가대표 정기전을 치렀다. 한국이 10승 2무 3패로 앞섰다.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일본 내 여론이 악화하면서 중단됐다. 그러나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일본이 활약하면서 정기전 재개에 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안진용·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