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정계비·군사시설까지 묘사… 희귀 ‘대동여지도’ 일본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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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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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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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돌아온 ‘대동여지도’의 백두산 인근을 묘사한 부분. 백두산정계비가 표시돼 있다. 박윤슬 기자



■ 문화재청, 23첩 공개

1864년 만들어진 목판본에
‘동여도’ 내용 세세하게 필사
1만8000개 달하는 지명 싣고
울릉도行 배 출발지까지 담아
전부 펼쳐 붙이면 6.7m 길이


조선 시대 교통로와 군사시설을 포함해 1만8000개에 달하는 지명이 실려 있는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1864년 제작된 목판본(갑자본)에 글과 그림, 색을 더해 정보를 필사한 희귀본으로, 국내 소장된 지도들과는 다른 구성과 내용이 눈에 띈다. 특히 ‘동여도’의 내용이 고스란히 필사된 ‘대동여지도’ 판본의 첫 확인으로도 의미가 있다.

문화재청은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환수한 조선 지리학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언론에 공개했다. 개인 소장자가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그 존재가 확인돼, 최근 매입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대동여지도는 대부분 병풍처럼 접을 수 있는 22첩이다. 그러나 환수된 지도는 목록 1첩을 포함해 총 23첩으로 구성돼 있다는 게 특이점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23첩 이어 붙이면… 30일 공개된 ‘대동여지도’. 기존 대동여지도 목판본들과 마찬가지로 독도는 확인되지 않는다. 독도는 1834년 김정호의 ‘청구도’에 ‘우산도’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지만 이후 사라졌다. 학계에서는 목판 제작으로 인해 정확한 위치 표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이날 모습을 드러낸 ‘대동여지도’는 각 책(20㎝×30㎝)을 전부 펼쳐서 붙였을 때 가로 4m, 세로 6.7m에 달했다. 많은 지명과 설명이 생략된 목판본과 달리 ‘대동여지도’의 저본(底本)인 ‘동여도’의 주기(註記·영토의 역사, 지도제작법과 사용법 등을 적어놓은 것) 내용까지 고스란히 담은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예컨대 백두산 일대가 묘사된 2첩에는 1712년 숙종이 세운 ‘백두산정계비’와 군사 시설 간의 거리가 표기돼 있다. 울릉도 일대가 묘사된 제14첩에는 기존 대동여지도에는 없는 울릉도로 가는 배의 출발지까지 적혀 있다. ‘동여도’는 김정호가 본격적으로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전에 만든 필사본 지도다. 김기혁 부산대 명예교수는 “목판본인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동여도의 내용을 필사해 보완한 최초의 사례로 확인된다”면서 “대동여지도가 보급되면서 변용된 형태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동여지도의 울릉도 부분. 기존 목판본에서는 볼 수 없는 울릉도로 가는 배의 출발지까지 적혀 있다. 박윤슬 기자



세부 구성도 그동안 확인된 지도와는 다르다. 대동여지도의 지도유설(地圖類說·제작 목적, 지도의 중요성 등을 밝힌 글)은 보통 1첩에 간인(刊印) 돼 있으나, 이번 유물은 지도의 빈 공간에 필사돼 있다. 또, 기존 판본에서는 두 면에 걸쳐 있던 강원 삼척부와 울릉도 일대가 한 면으로 축소돼 배치된 점도 동여도의 형식을 따른 것이다. 김 교수는 “지도 제작자와 소비자 간의 역할 관계나 기존 지도와의 배치 차이 등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대동여지도라고 하면, 김정호가 1864년 갑자년(甲子年)에 재간한 22첩의 병풍식 지도첩이다. 국내외 30여 개가 넘는 판본이 존재하나, 이 중 갑자본은 7개뿐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대 규장각, 경남 거창박물관, 미국 하버드대 등이 소장하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국내 소장된 ‘대동여지도’ 갑자본과 ‘동여도’가 희소하기 때문에 조선 지도 제작과 활용에 대한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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