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해외여행 수요 많은 한국, 활력이 충만

  • 문화일보
  • 입력 2023-04-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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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여권보유율은 17%에 불과합니다. 일본인 6명 중 5명이 여권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지난해부터 여권발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데도 그렇습니다. 발급은 지지부진하지만 일본 여권의 파워 지수는 세계 최고입니다. 비자 없이 여권 하나로 드나들 수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일본인들은 해외여행을 가지 않습니다. 지난 2022년 일본인 출국자는 277만1700명이었습니다. 46년 전인 1976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보다 못한 일본 정부가 ‘해외여행을 가라’며 일본인의 등을 떠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전략에 몰두하고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사이, 일본 관광청은 ‘일본인 해외여행 촉진을 위한 집중대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일본 정부의 해외여행 독려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그동안에는 대부분 여행국가 안전정보 제공이나 해외 교육 여행 지원 등 소극적 차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본인 출국 목표 숫자까지 세워놓고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본 관광청이 2025년 목표로 세운 숫자는 2000만 명. 2025년까지 연간 2000만 명의 일본인이 기필코 해외여행을 가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올해 추산하는 일본인 해외여행자 수는 840만 명. 엔화 약세에다 해외여행 기피현상 속에서 2년 뒤 출국자를 이보다 1200만 명이나 늘려야 하는 셈입니다.

반면 한국인의 해외여행 선호는 압도적입니다. 여권보유율부터 일본인의 3.7배인 63%에 달합니다. 올해 들어 3월 중순까지 일본으로 간 출국자는 135만1671명. 일본은 물론이고 대만이나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의 압도적인 1등 손님은 단연 한국인입니다. 베트남 관광객의 3명 중 1명이, 필리핀 관광객 4명 중 1명이, 괌·사이판은 관광객 10명 중 7명이 한국인입니다.

사정이 이러니 여행수지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에는 많은 돈이 들긴 하지만 유익한 소득도 못지않습니다. 여행은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을 가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여행자들의 지출이 꼭 상대국 수입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해외여행객들이 지출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이 국내 여행업계의 수익이 되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여행하고자 하는 욕구와 수요가 많은 사회는, 여행하고 싶은 욕구를 잃은 나라보다 역동적이고 활력이 넘친다는 것입니다.
박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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