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배상액 산정 때 취업가능기간에 軍복무기간 포함

  • 문화일보
  • 입력 2023-05-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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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배상법 시행령 개정
“남성에 불합리한 조항 개선해”
순직 軍·警 위자료 청구 가능


법무부가 국가배상금 산정 시 남성의 병역의무 기간을 제외해 여성보다 남성이 차별받던 법령 개정에 나선다. 또 전사·순직한 군인과 경찰의 유가족이 국가 보상과 별도로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법률 개정안도 마련된다.

법무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배상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입법예고 했다. 법무부는 국가배상법 시행령 2조 1항을 수정해 국가배상금 산정 시 ‘군 복무 기간을 취업 가능 기간에 전부 산입’하기로 했다. 변경된 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되며, 시행 시점을 기준으로 소멸 시효가 남은 국가배상 사건에도 적용된다. 배상금을 산정할 때 통상 월 소득액에 취업 가능 기간을 곱하는데 군 복무가 예정된 남성에 대한 국가배상금을 산정할 때는 취업 가능 기간에서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해 왔다. 이 때문에 남성이 같은 또래의 여성보다 받을 수 있는 배상 금액이 적어지는 문제가 지적됐다.

법무부는 전사한 군인이나 순직한 경찰의 유족이 국가배상청구를 하지 못하게 한 국가배상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현행 국가배상법은 군·경이 직무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경우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을 받을 수 있지만,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6·25 전쟁과 베트남전 파병으로 국가배상 소송이 폭증하자 1967년 국가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는데 학계에서는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법무부는 “유족의 위자료 청구권을 봉쇄하는 것은 법적 정당성이 부족하고, 보상금 산정에도 유족의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보상과 별개로 위자료 청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가와 동료 시민을 위해 병역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은 존경과 보답을 받아 마땅하지만,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불합리한 제도들이 있다”며 “법무부의 이번 두 가지 결정은 그런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혔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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