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몽니… 나토회의 불참 ‘스웨덴 가입 논의’ 또 불발

외교장관, 이틀간 회담에서 빠져
7월 정상회의 전 승인계획 비상

스웨덴 ‘테러방지법’ 시행 예고
튀르키예 요구조건 맞춰 달래기

스웨덴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의 나토 가입 열쇠를 쥐고 있는 튀르키예가 나토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외교장관회의가 나토가 스웨덴 가입 목표 시점으로 잡은 7월 정상회의 전에 열리는 마지막 공식회의라는 점에서 가입 결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스웨덴은 튀르키예가 문제 삼고 있는 테러방지법 시행을 예고하며 가입 총력전에 나섰다.

30일 스웨덴 외무부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31일과 다음 달 1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회의에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토비아스 빌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차우쇼을루 장관과 회동해 자국의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었는데 불발된 셈이다. 스웨덴은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지난달 만장일치로 회원국에 합류했으나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가입 비준안 처리를 미루면서 회원국이 되지 못했다. 재선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스웨덴이 최대 안보 위협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스웨덴은 내달 1일 테러방지법 시행을 예고하며 테러 처벌 강화를 요구한 튀르키예 달래기에 나섰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테러방지법 시행으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필요한) 튀르키예 동의를 받기 위한 마지막 요구 조건을 이행했다”면서 “이제 결정은 튀르키예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오는 7월 정상회의 전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30개 모든 회원국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번 오슬로 외교장관회의에서는 7월 정상회의에서 채택하려는 새 방위비 가이드라인 세부 내용과 우크라이나군 현대화 지원 계획, 코소보-세르비아 문제 등이 논의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