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아플때마다 오픈런했는데…이제 어디로 가나요”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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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진료 중단 안내문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내 첫 어린이전문병원이자 평일 야간과 주말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인 소화병원에 2일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진료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가운데 한 보호자가 아이를 안은 채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박윤슬 기자



■ 국내 첫 아동전문 소화병원, 인력난에 주말진료 중단

일반 전문의 3명 중 1명 퇴사
인력 부족에 주말진료 어려워

‘달빛어린이병원’ 자격반납 땐
서울에도 3곳 밖에 남지 않아
지방 한 병원도 지정 취소 요청


“주말에도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이었는데… 너무 아쉽고, 걱정됩니다. 이제 주말에 아이가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소재 소화병원은 8시 30분 접수가 시작되기도 전에 병원을 찾은 방문객으로 붐볐다. 직원이 접수 시작을 알리자마자 14팀이 접수를 마쳤고, 이후에도 방문객은 이어져 이날 오전 50팀이 넘는 인원이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소화병원은 최초의 어린이전문병원이자 평일 오후 또는 주말에 병원을 운영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중 하나다. 평일·주말을 불문하고 ‘오픈런’이 있는 병원이지만, 병원은 지난 1일부터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일반 진료 담당 전문의 3명 중 1명이 퇴사하며 진료 인력이 줄어들어 주말 병원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방의 A 병원도 다음 주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취소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참여 독려에도 “인력 채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화병원의 주말 운영 중단에 자녀와 병원을 찾은 부모들은 걱정을 내비쳤다. 아이의 감기가 낫지 않아 일찍 병원에 방문했다는 김모(37) 씨는 “아이가 금요일 밤부터 아픈 경우가 많고, 그럴 때마다 이 병원에 방문했는데 이제부터 운영을 안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서세은(32) 씨는 “주말에 아이가 아파도 응급실에 갈 필요가 없고 비교적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좋았는데 (주말) 운영을 안 한다고 하니 아쉽다”며 “토요일 오전에만 운영을 하면 오픈런이 더 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소화병원이 휴일 진료를 중단하면서 달빛어린이병원 자격을 반납하게 될 경우 서울 소재 달빛어린이병원은 4곳에서 3곳으로 줄어들게 된다. 소화병원은 새 전문의를 구인할 때까지 달빛어린이병원 자격 취소를 유보해 달라고 요청해둔 상태지만, 낮은 의료 수가와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소아과 전문의·간호사에 대한 구인난이 계속되면서 주말 운영이 언제 재개될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달빛어린이병원 중단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시·도는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한 달빛어린이병원 관계자는 “인력난은 모든 소아청소년과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해결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과 서울시, 복지부의 협력을 통해 3개월 이내로 소화병원이 다시 달빛어린이병원으로서 주말 운영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5월 3일 기준 현재 전국 달빛어린이병원은 38개다. 오는 6월 중순부터 경기에서 7개의 달빛어린이병원이 추가 운영되지만 소화병원이 주말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 지방의 A 병원이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취소하면 사실상 43개가 운영될 전망이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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