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짜리 테슬라 年 13만원 내는데, 0.6억 제네시스는 90만원…“과세 개선”

  • 문화일보
  • 입력 2023-08-01 11:51
  • 업데이트 2023-08-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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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실, 자동차세 개편 국민참여토론 진행

“배기량 기준은 1990년대 방식
차량 가액 따라 부과가 합리적”


대통령실이 배기량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재산 기준 개선에 나선 것은 급격한 기술 발전에 따른 과세 형평성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1일 제4차 국민참여토론 발제문에서 “자동차세 산정, 기초생활수급 자격 선정 등 각종 행정상 기준이 되는 자동차 재산 가치는 배기량을 중심으로 산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차량 가액이 낮은 대형차 보유자에게 불합리하고 배기량이 아예 없는 전기차 수소차도 증가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다수 제기됐다”고 밝혔다.

현행 자동차세는 배기량에 따라 ㏄당 18∼200원을 부과하고 있다. 차량 용도에 따라 영업용은 ㏄당 18∼24원, 비영업용은 80∼200원을 부과한다. 반면 배기량이 없어 ‘그 밖의 승용자동차’로 분류된 수소차와 전기차 소유자는 정액 10만 원을 내야 한다. 이에 따라 2000㏄의 수입차나 전기차·수소차를 소유한 고소득자가 4000㏄의 낡은 차량을 소유한 저소득자보다 세금을 적게 내는 경우가 발생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현행 지방세법 구조에서는 1억 원이 넘는 전기차 테슬라 모델S는 연간 13만 원의 자동차세만 내는 반면, 약 3500㏄ 제네시스 모델은 연간 90만 원 이상을 내고 있다. 국민토론 제안자는 “자동차세 취지를 재산 가치와 환경 오염, 도로 사용 등을 감안한 세금으로 이해한다면 차량 가액과 운행 거리에 따라 부과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자동차 배기량이 기초생활보장급여 등 약자복지 수급 기준이 돼 왔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자 선정 시 자동차 배기량은 가구 소득인정액 산정을 위한 중요한 수치로 활용된다. 배기량 1600㏄ 미만(생계·의료 급여 기준)으로 차 연식과 가액, 용도를 종합해서 결정한다. 다자녀 가정의 아버지가 대형차를 렌트해 사용하다가 수급 자격이 박탈되거나, 사별한 남편이 물려준 중형 중고차를 보유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팔아야 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다만 대통령실의 문제의식이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확대하는 정부 기조와 상충한다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차 보유자는 유지 관리 비용을 감당할 소득이 있다고 추정되며, 세제 개편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외국과의 조약과 어긋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수입차 업체들이 FTA에 명시된 내국민대우(NT·차별금지) 위반을 들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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