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반지로 인증… 생일 축하금 쾌척… MZ세대 ‘가치 기부’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1 12:01
  • 업데이트 2023-09-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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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가치 소비’의 진화

자신과 같은 댄서의 꿈꾸는
도미니카 12세 兒 후원하며
릴스에 영상 올려 나눔홍보

“기부, 세상과 나의 연결고리
나도 언젠가는 도움받을 것”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12세 소녀를 후원하고 있는 댄서 김예영(22) 씨가 릴스 등 SNS를 이용해 ‘굿히어로’ 활동 일환인 굿네이버스 해외보건의료지원 사업을 홍보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기부는 세상과 나를 잇는 ‘연결 고리’라고 생각해요. 내가 주변 사람을 도우면 언젠가 그런 도움이 이어져 나도 도움을 받는 사회가 올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대에 재학 중인 댄서 김예영(22) 씨는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인 ‘굿네이버스’를 통해 도미니카공화국 12살 여자아이를 후원 중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자신과 같은 댄서를 꿈꾼다고 해 눈길이 가 개인 후원을 시작했다는 김 씨는 후원뿐 아니라 일회용품 줄이기, 개발도상국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손 씻기 챌린지’ 댄스 등을 개인 SNS에 올리며 나눔과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김 씨는 11일 “댄서이기 때문에 SNS 노출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내가 올린 영상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닿아 한 명이라도 더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가치소비’ 특성이 기부 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소비로 드러내는 MZ세대들이 자신의 상황과 강점 등을 활용해 다양한 기부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10월 결혼 예정인 구선민(28)·정승욱(38) 부부는 결혼반지로 굿네이버스가 해외보건의료지원사업 정기후원자에게 제공하는 ‘유어턴(YOUR TURN) 링’을 선택했다. 구 씨는 “명품 브랜드나 값비싼 결혼반지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다”며 “유어턴 링에 앞으로 부부가 되어 함께 소외된 이웃을 돕자는 생각과 후에 가지게 될 아이를 생각하며 ‘미래 세대를 향한 응원’의 의미를 부여해 선택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에 멈추지 않고 SNS에 웨딩링에 대한 사연과 사진 등을 업로드할 예정이다.

선물 대신 기부금을 받는 ‘생일 기부’ 문화도 확대되고 있다. 권순호(25) 씨는 성인이 된 2017년부터 현재까지 7번의 생일 때마다 지인들을 상대로 모금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한국생명의전화, 해양 환경보전 프로젝트 ‘어웨어’, 성소수자 청소년 지원센터 ‘띵동’ 등에 총 700여만 원을 기부했다. 이번 생일에는 25명으로부터 97여만 원을 모아 총 100만 원을 노인 빈곤 종식을 위해 활동하는 ‘코리아레거시커미티’에 기부했다. 권 씨는 “나눔 자체도 뿌듯하지만 가장 기쁠 때는 저의 글을 보고 생일 기부를 시작했다는 사람들을 볼 때”라고 말했다.

황성주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은 “MZ세대의 독특한 기부 문화는 개인의 가치관과 신념에서 시작된 만큼 일회성 기부가 아니라 지속적인 기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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