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 식당’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고물가에 기부로 버티는 학생식당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9 11:53
  • 업데이트 2023-09-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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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1000원씩 기부해주세요” 서울대가 ‘1000원 학식’ 예산 확보를 위해 1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학생회관 식당에서 개최한 ‘천원의 식샤’ 모금 행사에서 유홍림 총장과 학생들이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대, 예산 없어 모금행사
이용 학생 늘며 1년 5억 소요
정부 지원금은 4200만원뿐

연세대·성균관대는 동문모금
학생들 “정부 더 적극적 지원”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한 대학들이 물가 상승과 학생 이용자 증가, 낮은 정부 지원금으로 예산 부담이 늘어나자 ‘궁여지책’으로 학내 구성원과 동문에게 ‘기부 독려’까지 하고 있다.

19일 서울대는 1000원 학식 사업인 ‘천원의 식샤’ 예산 확보를 위해 학생회관 식당에서 ‘100인 기부 릴레이’ 행사를 열었다. ‘1호 기부자’인 유홍림 총장을 시작으로 45여 명의 교직원과 학생들이 키오스크를 통해 기부에 참여했고, 이날 오전에만 총 600만 원이 모였다. 서울대발전재단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 학식을 이용하는 학생이 많아져 예산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천원의 식샤’ 사업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모금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대 학생회관 식당에서 1000원으로 아침밥을 해결한 서울대생 정모(26) 씨는 “서울대 내 일반 식당만 보더라도 한 끼에 만 원 이상인 경우가 많다”며 “고물가 시대 돈 없는 학생들에게는 저렴한 학식이 큰 위안이 되는데 정부 지원이 좀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업을 이어갈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천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학생이 1000원을 부담하면 나머지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부담하는 제도다. 서울대의 경우 ‘천원의 식샤’를 아침뿐만 아니라 점심·저녁까지 시행하고 있다. 1000원 학식 한 끼 원가는 4000원 이상. 절반 이상을 학교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지난해만 27만여 명, 올해(7월 기준) 23만여 명의 학생이 1000원 학식을 이용했을 정도로 반응은 뜨겁지만 정부 지원금은 같은 기간 각각 4000만 원, 4200만 원에 불과했다. 반면 학교는 각각 5억7000만 원, 5억 원을 투입했다.

다른 대학들도 독립 재원 마련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하고 있는 연세대 국제캠퍼스의 경우 관련 예산이 4억8240만 원에 달하는데, 이 중 국가 지원금은 8000만 원 정도다. 나머지는 교비로 충당하고 있다. 이에 연세대는 500만 원 이상 기부하는 동문 등에게 원하는 이름으로 메뉴를 만들 수 있게 하는 등 기부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성균관대 또한 지난 1학기에만 6만4000여 명의 학생이 1000원 학식을 이용하면서 기금 고갈 위기에 처하자 2학기에는 서울시와 종로구로부터 각각 2000만 원, 2100만 원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지난달 말에는 동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모금을 독려하기도 했다. 서울대생 고모(22) 씨는 “대학이 금전적 문제없이 학생들에게 든든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 예산을 올해 25억8400만 원에서 내년 43억 원으로 증액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학들은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올해 천원의 아침밥 참여 대학에 한 끼에 1000~2000원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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