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기업 여전한 이재명黨[뉴스와 시각]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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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산업부 부장

역사 전문가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최근 3억3000만 원을 들여 조선 정조대왕 시절 편찬된 ‘이충무공전서’를 현대 표준국어로 번역해 출간하도록 했다. 이순신 장군 사후 200년 뒤 정조가 충무공의 일기와 장계, 실록을 종합해 만들도록 한 이충무공전서의 한글 번역 작업은 사실 정부·정치권이 진즉 끝냈어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나라가 손 놓고 있는 사이 그 대업을 완수한 사람은 끝도 없이 늦어지는 것을 참지 못한 민간 기업인이었다. 윤 회장은 “이제 기업인들도 사회에 어떤 희망을 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평생 국보 14건, 보물 46건 등 국내외 유명 예술품 2만3000여 점을 조용히 수집해 결국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하게 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삼성가(家)는 나라가 못하는 일을 기업이 해결한 상징적 사례다. 이 회장은 자신의 저서(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도 “상당한 양의 빛나는 우리 문화재가 아직도 국내외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실정이다. 이것들을 어떻게든 모아서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정부·정치권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묵묵히 나라의 빈 공백을 채워나가는 우리 기업과 기업인들의 활약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 세계를 누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기업인들은 11월 말 유치 발표 시점까지 경영의 시침을 엑스포 유치에 맞추기로 했다. 재난이 터질 때마다 구원투수를 자처하는 우리 기업들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정부의 준비부족으로 국가적 망신을 당하자 ‘잼버리 일병 구하기’에 나서 깔끔하게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제 우리 기업은 정부와 정치권이 못하는 일을 척척 해내는 대한민국의 보루가 됐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국내 기업 전반에 안착하면서 사(私)보다 공(公)을 먼저 생각하는 습관이 자리잡혔다. 국민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선 대기업에 호감이 있다는 응답이 58.3%에 달했다. 응답자 41%는 ‘10년 전과 비교해 대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에 삐딱한 곳이 있다. 국회, 특히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에 임하는 민주당의 태도는 당 대표만 보호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을 막아 세우겠다는 기세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줄 알면서도 ‘불법파업조장법’으로 불리는 ‘노란봉투법’은 밀어붙이고, 기업들의 불만이 가득한 중대재해처벌법 등엔 눈길도 안 준다. 미래 먹거리와 연결된 민생·경제 법안 200여 개가 자칫 21대 국회와 함께 사장될 위기에 놓여있다. 민주당은 이른바 족보에도 없는 소득주도성장, 부동산·고용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한 통계 분식(粉飾), 시대착오적 반(反)기업 행태 등을 일삼다 정치 경험이 일천한 검사에게 정권을 내줬다. 5년간 경제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겸허히 되돌아보기는커녕 전직 대통령까지 나서 “‘경제는 보수 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벗어나자”고 선동하고 있으니 성공하는 수권정당으로의 길은 더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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