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이동때 화장실 못가는 상황 닥칠까봐 항상 걱정[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7 08:54
  • 업데이트 2023-09-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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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어렸을 때 제가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같은 반 친구가 수업시간에 소변을 봐서 놀림감이 된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 뒤부터인지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너무 긴장이 심해졌습니다. 수능 때도 중간에 화장실을 가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고요. 실제로 제가 소변을 못 가려서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화장실을 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제가 생활하는 데 매우 중요하고요. 그래서 긴 영화를 보는 것과 휴게소 없는 올림픽대로, 내부순환로 등에 진입하는 것도 꺼려집니다. 친정이 차가 막히지 않아도 3시간 거리인데, 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교통사고에 대한 무서움이 심한 것이 아니라 길이 막혀서 제가 소변을 보고 싶은 상황인데 못 보게 될까 봐 걱정입니다. KTX 예매에 실패하고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니 걱정인거죠. 진짜 성인용 기저귀라도 하고 시도를 해 보는 게 나을지 모르겠습니다.

1시간마다 화장실 가고… 이후 시간을 점점 늘리는 연습을

▶▶ 솔루션


소변이나 대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것은 일종의 부끄러운 상황이 될 수 있기에, 그렇게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우리 몸의 내장기관에 분포해 소화나 배변, 심장박동 등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의 경우 긴장이 높아지면 교감신경의 활성이 심해집니다. 즉, 불안감을 느끼고 증상에 관심을 둘수록 소변이 마렵다는 느낌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방광이 가득 차지 않아도 마치 곧 내가 어떤 해결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대체로 “절대 그럴 일이 없다” “신경을 쓰지 말라”는 조언을 할 텐데, 만약 그런 다짐이나 외부의 말로 해결됐다면 그렇게 오랫동안 고통받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무조건 고속도로라는 대상이 무섭다가 아니라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했다는 점은 훌륭합니다. 정신분석학적으로 통제감, 수치심은 항문기와 관련이 깊으므로 어릴 적 의무의식을 탐구하고 분석해 근원을 해소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뿌리 깊은 내면을 탐구하려면 그만큼 시간과 비용 또한 상당히 많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행동치료적인 접근이 나을 수 있는데, 이는 점진적으로 서서히 노출을 해보는 것입니다. 일부러 화장실을 1시간마다 갈 수 있는 환경에서 가고 싶든 가기 싫든 화장실을 가보면서 경험을 쌓는 것부터 시작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서 점점 시간을 늘려 화장실에 가기 힘든 상황을 연습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어렵다면 좀 더 쉬운 극장부터 시도해보되, 통로 자리에서 안쪽 자리로 점점 옮겨가는 과정까지 세분화해서 연습해 봅니다. 또 약물치료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존 환자의 자아 강도,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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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주변의 협조 등 상황이 각자 다른 상태에서 일괄적인 방법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치료는 현실과의 조화가 전제돼야 합니다. 정신분석, 행동치료, 약물치료 등 어떤 길을 갈지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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