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친언니가 간섭하고 잔소리 반복하니 힘들다[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3-10-11 08:57
  • 업데이트 2023-10-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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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저와 언니 모두 20대 후반으로 부모님 댁에서 같이 살고 있어요. 제가 언니보다 공부를 못해서 대학은 못 갔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3년 전부터는 같은 곳에서 꾸준히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주말에 제가 늦잠 자는 것을 보는 언니는 제가 늘 게으르다고 합니다.

언니에게 몇 년 전 남자친구 얘기를 털어놓은 것을 갖고, 문란해서 잘 단속해야 한다고 말하고, 살이 찌면 찐 대로, 빠지면 빠진 대로 외모에 대해 비난을 합니다. 언니는 다 저를 생각해서 해주는 얘기이며, 사회생활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진실을 얘기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독립을 할까 싶다가도 언니가 지방에 근무하면서 주말에만 집에 오니까, 언니 때문에 제가 월세를 내면서 혼자 지내는 것도 싫고요. 저를 자꾸 무시하는 게 제가 대학을 나오지 못해서인지, 지금이라도 대학을 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툭하면 무시당한다고요?… 실제로는 ‘질투’인 경우도 많아

▶▶ 솔루션


가족이든, 직장이든 밀접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가스라이팅에 대해 호소하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속적으로 상대방 탓을 해서 혼란스럽게 만들고 심리적으로 교란시켜 정서적으로는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런데 무시당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실제로는 무시가 아니라 질투를 당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백설 공주를 쫓아낸 왕비가 실제로는 친모인데, 사회적으로 친엄마가 그랬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계모로 각색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게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가족이라는 것은 서로를 사랑하는 존재여야만 한다거나, 모진 말이나 폭력도 결국은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합리화가 흔히 일어납니다.

실제로는 가족이라고 해도 서로 발전에 도움 되는 말이 아니라 끊임없는 비난을 하는 관계가 꽤 많습니다. 언니의 충고가 실제 내 생활에 어떠한 도움이 됐는지를 돌아보십시오. 그리고 내가 더 열심히 살아가는 원동력이 아니라면, 더 이상 가스라이팅에 휘둘리지 말고, 그 말에 대해서 반대할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겉으로 부딪치기가 싫다면, 적어도 마음속으로라도 “아니야. 왜냐하면…”이라고 말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다음의 내용은 상황마다 다르겠지요.

주말에는 도서관이나 카페라도 가면서 언니와의 물리적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언니를 피하느라 들이는 물리적, 경제적 고생이 심리적 만족보다 더 크다면 오히려 억울함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언니를 이해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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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감정에 대해 나를 무시한다고만 여기지 말고, 질투하는 부분이 있지 않은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따로 나와서 사는 것만큼이나 대학 진학에는 에너지와 학비, 시간 등이 많이 듭니다. 언니의 핵심 감정이 질투심이라면 오히려 심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즉 대학 진학의 문제는 내 삶의 목표에 맞게 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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