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빠진 아들… 제가 맞벌이 그만두고 돌봐야 할까요[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3-10-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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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학교와 학원을 가는 것 외에는 언제나 게임만 합니다.

부모가 감시를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잠깐 안 했다가 한눈을 팔면 언제까지나 게임을 합니다. 맞벌이다 보니 둘 다 주말에 쉬느라 집에 있다 보면 하루 7시간 이상 하기도 해서 시력이 나빠진 상태입니다.

아들은 게임을 덜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하는 상태예요. 학교 숙제도 잘하고 영어와 수학 학원 숙제는 절반 정도 합니다.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지도 않고 게임만 해서 걱정인데 막상 학교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게임중독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학교를 안 가는 등의 큰 문제가 있어야 한다니 치료를 받으러 가기도 애매합니다. 엄마인 제가 일을 그만두고 게임을 통제하는 것이 맞을까요?

게임 과몰입 원인 파악이 먼저… 무조건적 통제는 도움안돼

▶▶ 솔루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하는 인터넷 게임 중독까지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게임 과몰입에 해당하는 초등학생들이 많습니다. 게임 과몰입으로 내원한 경우 의존을 낳은 다른 질병이 없는지에 대해 점검합니다. 대표적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또는 소아 우울증이 있는 경우 게임 과몰입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나 학교나 학원 등 주어진 일을 해낸다면 게임을 과도하게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납득시키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럴 때는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력저하가 대표적이며, 근육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불규칙적인 식사로 인해 영양 결핍이 생기거나 운동 부족으로 인한 소아비만도 더 흔합니다. 게임을 줄인다면, 그 시간에 무엇을 할지 대안을 이야기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게임처럼 도파민이 나올 수 있는 격렬한 운동이나 승부가 있는 보드게임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걱정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가 게임을 줄이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게임을 오래 함으로써 부모의 불편함이 95%, 아이의 불편함이 5%라고 합시다. 그럴 때 부모의 마음이 힘들다, 걱정된다 이런 이야기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이 본인의 불편함 5%를 갖고 이야기해야 그나마 변화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감을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불편한 부분을 짚어내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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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일을 그만둔다고 해서 24시간 감시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 대한 경고를 위해 ‘일을 그만둘 거다’라고 말하거나, 나의 죄책감을 해결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것이라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녀를 위해 희생했다는 마음을 갖고 대한다면 오히려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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