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은데 어렵습니다… 의지 부족일까요?[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3-10-25 09:09
  • 업데이트 2023-10-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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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회사와 집만 오가며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왔습니다. 이제 육아 부담도 적어졌고 뭔가 뒤떨어지는 느낌에 자기계발을 하고 싶어서 독서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술만 마시는 친구들과 달리 발전적인 사람들이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습니다. 함께 ‘미라클모닝’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청소년 아이들이 늦게 자다 보니 저도 같이 자정쯤에 잠드는데 평소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오전 5시에 일어나는 것은 너무 힘들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잘만 인증하고 아침 시간에 독서를 하거나 운동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저 자신이 한심해졌습니다.

5시에 일어나지 못하는 긴장감 때문에 잠도 푹 자지 못하니 회사에서도 졸리고요. 남들 다 하는 일을 하지 못하다니, 저에게는 발전의 기회가 없는 것일까요?

자기계발 강박 벗어나 내게 맞는 발전 방식 찾아야

▶▶ 솔루션


인간의 수면 및 각성 주기는 다양합니다. 아침형 인간인 종달새족은 초저녁에 깊은 잠을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납니다. 저녁형 인간인 올빼미족은 늦게 자고 새벽에 깊은 잠을 자기에 늦게 일어납니다. 올빼미족이 인슐린에 덜 민감하고 지방 연소에 불리해 대사증후군에 걸리기 쉽다는 연구도 있었으나, 창의력이 더 뛰어나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빼미족이 억지로 종달새족이 된다고 삶의 질이 굉장히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라클모닝의 핵심은 남들과 어울리고 소비적으로 보내기 쉬운 밤 시간 대신에 타인에게 영향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자기계발을 꾀하자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야 ‘승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패자’처럼 볼 수는 없습니다. 혼인, 자녀, 퇴근 시간, 직업 등 상황이 각자 다를 텐데 일괄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으며, 미라클모닝이 어렵다면 예를 들어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운동하거나 독서를 해도 됩니다. 운동이 수면 각성 주기에 미치는 영향도 다양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좋습니다. 아침에 하면 낮 시간에 졸린 사람이 있고, 저녁에 했을 때 불면증이 오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물론, 늦게 일어나는 정도가 심해서 정해진 근무시간에 지각하거나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정도라면 고칠 필요는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약물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통상적 업무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데 그 시간에 깨어있고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면 질병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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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꾸준히 나가고 반복된 일정을 견뎌내는 것이야말로 소중한 재능입니다. 자기계발의 강박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오랜 시간 잘 유지한 그 성실함에 대해서 스스로 더 자랑스러워 하시면 좋겠습니다.

자기계발이 대단한 것 같지만, 인간은 갑자기 획기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변화를 추구할 때 조금씩 발전해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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