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부모에게 얹혀사는 50대 히키코모리… 부모연금 타려 시신방치·무차별 살인까지[Global Window]

  • 문화일보
  • 입력 2023-10-31 08:53
  • 업데이트 2023-10-3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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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日나고야대 부교수
“한국도 청년문제 미리 대비를”


도쿄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일본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중년 히키코모리 문제입니다. 1990년대에 방 안으로 도망간 일본의 ‘청년 히키코모리’들이 현재 50대인 ‘중년 히키코모리’가 될 때까지 숨어 살며 80대 부모의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일본 청년 문제 전문가’인 후쿠시마 미노리(福島みのり·사진) 나고야(名古屋)외국어대학 현대 국제학부 부교수는 30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일본 사회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히키코모리( 引き籠もり)의 고령화를 꼽았다. 히키코모리는 사회생활을 극도로 멀리하고, 방이나 집 등의 특정 공간에서 나가지 못하거나 나가지 않는 사람을 칭한다. 1990년대 일본의 버블 경제가 붕괴하며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자 집 안으로 들어간 20·30대 청년들은 50·60대 중년이 된 오늘도 여전히 방 안에서 생활한다. 지난 2019년 일본 내각부의 조사 결과를 보면 40∼64세의 중년 히키코모리는 61만3000명에 달한다. 그동안 청년 문제로만 여겨졌던 히키코모리 문제가 중년·노년 사회문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처럼 히키코모리가 중년이 되면서 80대 고령 부모가 50대 히키코모리 자녀를 부양하는 ‘8050 문제’로 일본 사회는 몸살을 앓고 있다. 중년 히키코모리들은 부모가 지병으로 사망한 뒤에도 부모 이름으로 나오는 연금을 받기 위해 시신을 방치하고 사망신고를 하지 않거나, 길거리에서 무차별 살인을 일삼는 ‘도리마(通り魔·거리의 살인마)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동안 청년 히키코모리 지원 정책에만 집중했던 일본은 중년 히키코모리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을 방 안에서 지내온 이들은 그동안 정책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기간이 길어 사회 복귀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지난 2019년 6월에는 전 농림수산성 사무차관이던 구마자와 히데아키(熊澤英昭)가 당시 44세로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아들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죽여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구마자와는 경찰에 “아들이 사람들을 해칠까 걱정돼서 죽였다”고 진술했다.

후쿠시마 교수는 “사회생활 경험이 전무한 중년 히키코모리들은 늙은 부모가 사망하고 나면 혼자 생계를 유지할 방법이 없으니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며 “한국 역시 코로나19를 겪으며 청년 히키코모리가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도 일본의 중년 히키코모리 사례를 눈여겨보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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