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41개 크기… 로봇이 고장 서버 옮기며 교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세종시에 자리한 네이버의 자체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의 본관 통제실(컨트롤 센터)에서 네이버 직원들이 대시보드의 서버실 온·습도, 글로벌 리전 트래픽 등을 살펴보고 있다. 네이버 제공

■ 네이버 데이터센터 2호 ‘각 세종’ 본격 가동

국내최고 60만 유닛서버 수용
수전용량도‘각 춘천’의 6.7배

자연바람 이용해 서버실 냉각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 도 운행

세종=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지난 6일 세종시의 네이버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의 북관 서버동 정보기술(IT) 창고. 자산관리 자동화 로봇 ‘가로’(GaRo·AMR for Server Delivery)와 ‘세로’(SeRo·Server-managing Robot)가 높이 3m가량의 선반에 놓인 서버를 외부로 옮기고 있었다. 대기하고 있던 가로의 화면에 ‘세로가 자산을 꺼내기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문구가 뜨자, 세로가 선반에서 꺼낸 서버를 가로에 투입했다. 가로와 세로는 화면에 연한이 끝나거나, 장비에 이상이 생긴 서버를 교체해야 할 때 이를 옮기는 로봇들이다. 옆으로 뚱뚱한 로봇엔 가로라는 이름이, 키가 큰 로봇엔 세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각 세종엔 가로, 세로 각 2대씩 총 4대가 운용되고 있으며 가로는 최대 400㎏까지 물건을 적재할 수 있다. 명효신 네이버랩스 매니저는 “로봇들이 하는 작업은 네이버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선 모두 사람이 하는 작업”이라며 “각 세종에선 업무 데이터를 완전 자동화된 방식으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날 오후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개소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축구장 41개 규모의 29만4000㎡(8만8935평) 부지에 자리한 각 세종은 60만 유닛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다. 단일 기업 데이터센터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국립중앙도서관 전체 데이터의 약 100만 배에 달하는 65EB(엑사바이트)를 저장할 수 있다. 수전 용량 또한 각 춘천의 약 6.75배인 최대 270㎿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만큼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고 네이버는 강조했다. 가로, 세로를 비롯해 자율주행 셔틀인 ‘알트비(ALT-B)’가 사람을 태우고 다닌다. 기자가 주차장에서 알트비를 직접 타보니, 인식 기술을 통해 주변 차량과 보행자의 이동을 감지하는 화면을 볼 수 있었다. 길이 3m, 폭 1.5m에 달하는 알트비에는 운전석은 없고, 6인석 좌석이 갖춰졌다. ‘친환경’도 각 세종의 특징 중 하나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3세대 공조(共助) 설비 ‘나무(NAMU·Naver Air Membrane Unit)’를 활용해 자연 바람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서버실을 냉각한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통합 데이터센터장은 “천장에서 들어오는 냉기가 서버에 바로 유입되는 구조”라며 “서버실을 식히고 배출되는 폐열도 온수, 바닥 난방 등에 적용,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개소식에서 “2013년 각 춘천을 개소한 이후부터 후속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준비해 왔다”고 소개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초대규모 인공지능(AI) 같은 높은 연산 처리에 최적화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국내 최대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며 “슈퍼컴퓨터를 클러스터 형태로 대량 구축한 사례도 네이버가 유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