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여러 개 필요하다[뉴스와 시각]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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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전국부장

‘메가시티 서울’ 혹은 ‘메가 서울’ 논의는 의외의 지점에서 갑자기 시작됐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자신이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해 고삐를 당겼는데, 이 와중에 김포시가 “경기북부에 붙을 바에야 서울로 가겠다”며 서울시에 편입을 요청한 것이다. 이때만 해도 변방의 북소리에 불과했지만, 여당이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당론화하고 구리시, 하남시, 광명시, 과천시, 고양시 등 서울 인접 도시 주민들이 앞다퉈 서울 편입 의사를 드러내면서 메가 서울 논의는 갑자기 활활 불타올랐다. 아마도 내년 4월 총선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장이 커지긴 했지만, 메가 서울 논의가 치밀한 계획과 준비에서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여권에서 당론 결정 이후 세부적인 계획을 신속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이 그렇고, 당사자 중 한 명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처음에는 김포 제안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한 점만 봐도 그렇다. 김 지사가 메가 서울 논의에 대해 “총선용에 불과하며 총선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며 맹폭하고 있는데, 총선용으로 급조된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총선과 함께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급하게 만들어졌든, 치밀하게 준비됐든 서울 인접 도시 반응은 너무 뜨거운데, 우리는 그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17일 김포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포시민들은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해 압도적으로 찬성(68.0%)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여론조사에서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작은 모집 표본수(155명) 등을 고려할 때 신뢰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생활권과 행정구역 간 불일치로 인해 누적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실질적으로 생활권이 연결된 대도시권에서 잘게 쪼개진 행정구역별로 독립적인 도시 정책이나 도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경우 불합리한 현상은 불가피하다.

김포의 경우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편입을 원하는 인접 도시와 서울을 행정적으로 통합하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을 보면 덩치 불리기보다는 수도와 인접 도시 간 기능 통합에 주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기도 한다. 반면, 교통·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를 놓고 그간 수도권 시도 간 협의 과정을 복기해 보면 걱정부터 앞선다. 말이 좋아 시도 간 주요 기능 통합이지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게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현시점에서 메가 서울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반길 일이다. 다만, 메가 서울은 비(非)수도권 메가시티 논의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오히려 시급하고 절박한 쪽은 비수도권 지역 메가시티 구축이다. 메가 서울 논의가 서울과 인접 도시 간 기능 통합 또는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비수도권 메가시티 구축은 지역 균형 발전과 인구 감소 완화 등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비수도권 메가시티 최고의 후보지인 점을 고려할 때 부울경 지역 메가시티 구축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를 간절히 희망해 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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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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