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은 혈연아닌 문화공유, 타국 이해가 애국시작”

  • 문화일보
  • 입력 2023-11-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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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5대 심수관이 3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 초청 내한
日 도예 명인 15代 심수관

임란때 피랍된 조선도공 후예
후손들 400년 대대로 도예가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년
문화교류 또 다른 새로운 출발”


글·사진=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민족이라는 건 문화를 공유한다는 의미이지 종족이 아닙니다. 한국인이라는 종족, 일본인이라는 종족이 있는 게 아닙니다. 피나 혈연이 아닌 생활 방식, 생활 양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일 교류 60주년이 되는 2025년에 앞서 한국을 찾은 15대 심수관(沈壽官·64)은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우리 가문이 400년 이상을 일본에서 살아왔는데도 어릴 때부터 조선인이라는 놀림과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그는 “‘국경이란 건 뭘까’를 생각해왔다. 나라의 법률이 정하는 범위일 뿐인데 그것을 가지고 사람들이 싸우지 않나. 타국을 이해하고 사랑해야 진정한 애국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를 아예 모른 채 자신의 나라만 사랑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 관계가 좋지 않았던 최근 몇 년은 힘든 시기였다. 다시는 그런 시기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5대 심수관은 임진왜란 때인 1598년 일본으로 피랍된 조선 도공 심당길(沈當吉)의 후예로, 심당길과 그 후손들은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에서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대로 도예가로 활동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도자기인 사쓰마야키(薩摩燒)를 빚어오고 있다. 15대 심수관의 일본식 이름은 오사코 가즈테루(大迫一輝)이나 사쓰마야키를 해외에 널리 알렸던 12대손 심수관 씨를 기려 ‘심수관’이라는 이름을 이어받아 쓰고 있다. 심당길의 고향인 전북 남원의 명예시민이자 본관인 경북 청송의 명예군민이며, 2021년 일본 주가고시마 명예총영사로 임명됐다.

이번 초청은 지난 9월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의 가고시마 방문을 계기로 성사됐다. 15대 심수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특별전을 비롯해 학술 심포지엄과 문화행사 등 다양한 양국 문화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5대 심수관은 “60년은 사람으로 따지면 환갑이다. 어떤 하나가 끝나고 다른 하나가 새로이 시작하는 시기”라며 “한·일 교류의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 될 시기, 교류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것이라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일 문화교류의 재미있는 점은 한국의 것이 일본에 오면 조금 다른 모양으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게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런 것들을 보는 것은 굉장한 즐거움입니다. 이 즐거움을 모두가 느끼시길 바랍니다.”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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