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물갈이’ 역설[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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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논설위원

여야가 최근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 기준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현역 의원 교체, 이른바 ‘물갈이’가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 112명 가운데 최대 46명(41%) 컷오프(공천 배제) 가능성이 나온다. 당무감사위원회가 지난달 27일 46곳 당협위원장 교체를 12월 중순쯤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에 권고하기로 했다. 여기에 현역 의원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그렇지 않은 현역이라도 지지도가 현저히 낮으면 대상이 될 수 있다. 민주당도 당무위원회를 열어 현역 하위 평가자 20%에 대해 페널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경우 30명 이상이 물갈이된다고 한다.

여야 모두 다선 의원들을 겨냥한 불출마나 험지 출마 압박이 거세고, 청년·여성 할당 등도 반영될 수 있어 물갈이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와중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의정 활동 실적이 저조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의원 22명을 ‘자질 의심’ 의원으로 분류해 명단을 공개했다. 자질 검증 항목 7가지 중 1개 이상 부적합을 받은 의원은 173명(54.7%)이었다.

그렇다면, 새 인물을 많이 공천할수록 제1당이 될 확률이 높을까. 현역 의원 교체율을 보면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38%·통합민주당 19%, 19대 총선은 새누리당 47%·민주통합당 37%, 20대 총선은 새누리당 24%·더불어민주당 33%, 21대 총선은 미래통합당 37%·민주당 28%였다. 국민의힘 전신들은 현역 의원 교체율이 높았을 때인 18대(153석), 19대(152석) 때 승리했고, 민주당 역시 20대(123석) 때 다수당이 됐다. 21대 때만 민주당이 교체율이 낮았으면서도 다수당(180석·위성정당 포함)이 됐다.

유권자들은 여전히 새로운 인물을 희망한다. 깊은 정치 불신 탓이다. 지난 10월 연합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지역구 의원이 다시 출마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3.3%가 ‘다른 인물을 뽑겠다’고 답했다. ‘현역’을 택한 응답자는 27.7%에 그쳤다. 그렇다고 물갈이와 국회 쇄신 강도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21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은 155명으로 전체의 52%에 달했으나 정풍운동과 같은 초선들이 쇄신 바람을 일으킨 사례는 여야 공히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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