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6배’ 세계 최대 빙산, 남극서 떨어져 표류 시작… 생태계 영향 촉각[Global Window]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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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 기후관측소가 지난달 27일 위성으로 촬영한 남극 조인빌섬 근처에서 표류 중인 A23a 빙산 사진. EPA 연합뉴스



■ Global Window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서울 면적의 6.6배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 ‘A23a’가 탄생한 지 30여 년 만에 이동을 시작했다. 지구온난화 속 올해 남극 해빙(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 면적이 관측 이래 최저를 기록하면서 시작된 A23a의 항해가 남극을 비롯한 해양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4일 NPR·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4000㎢ 면적에 무게만 1조t에 달하는 세계 최대 빙산 A23a가 남극 웨들해를 출발해 이동을 시작했다. 이 빙산은 1986년 남극대륙 서쪽의 필히너-론 빙붕의 앞쪽 가장자리가 떨어져 나가면서 만들어진 3개의 거대한 빙산(A22, A23, A24) 중 하나로 탄생한 뒤 1991년 별도의 빙산이 됐다. A23a는 빙붕에서 떨어져나온 직후 육중한 무게 탓에 앞바다인 웨들해 바닥의 모래톱에 좌초된 채 30여 년을 보냈다.

2021년 론네 빙붕에서 분리된 빙산 A76에 한때 세계 최대 빙산 타이틀을 내줬지만 A76이 곧 작은 빙산으로 부서지면서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30여 년간 남극의 얕고 차가운 바다에 잠겨 있던 A23a는 2020년 처음 일부 움직임이 관측됐고 최근에는 강한 바람과 해류를 타고 남극반도의 북쪽 끝을 지나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영국 빙하학자 올리버 마쉬 박사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빙산의 두께가 얇아졌고 그로 인해 해저에서 떠오르고 해류에 밀려날 만큼 부력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23a는 곧 남극대륙 둘레를 시계 방향으로 도는 남극순환 해류를 타고 이동할 전망이다. 웨들해에서 발생하는 빙산 대부분은 남아메리카 끝에서 동쪽으로 약 1600㎞ 떨어진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의 동쪽으로 표류하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A23a가 해류를 타고 이동하다 사우스조지아섬과 충돌하거나 인근에 다시 좌초할 경우 이 섬에서 서식하는 물개, 펭귄, 바닷새 등 야생동물 수백만 마리의 먹이사슬을 비롯한 생태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콜로라도 볼더대 소속 과학자 테드 스캠보스는 NPR에 “아프리카 남부에서 인도양으로 표류하거나 심지어 태평양까지 표류해 지구를 거의 일주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세계 최대 빙산의 이동에 극지방 연구자들은 이동 경로를 따라 온도·염분 변화, 방출된 영양분 등의 영향에 관한 연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A23a 같은 초대형 빙산이 해저를 긁고 지나가면 수많은 생명체가 사라지지만 동시에 남극에서 축적된 영양분을 흘려보내고 심해를 휘저으면 그 여파로 플랑크톤 번식을 촉발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A23a의 탄생과 이동은 남극이 작동하는 방식일 뿐이지만 문제는 남극의 얼음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 국립 눈·얼음데이터센터(NSIDC)는 9월 현재 남극해에 떠 있는 해빙 면적은 1700만㎢ 미만으로 역대 최저였던 1986년보다 약 100만㎢ 작다고 보고했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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