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심원,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6년여만에 선사 과실 인정…“20일 재판 영향 미칠 듯”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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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5일 부산해양안전심판원의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관련 재결이 나온 뒤 사고 미수습자 가족이 서로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허용되지 않은 격창양하, 임의 설치 폐수 저장장치 등 관리 소홀 지적
미수습자 가족·관련 단체 "재판부 해심위 재결 내용 참고 언급했다"며 기대↑


부산=이승륜 기자



2017년 3월 남대서양 해역에서 가라앉아 22명의 실종자를 낸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해 해양안전심판원(이하 해심원)이 사고 발생 6년여 만에 선사의 과실을 인정하고 시정명령을 재결했다. 해심원은 선박의 해양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관련 행정 처분을 내리는 기관으로, 이번 결정은 피해자 가족이 선사를 상대로 제기한 형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해심원(주심 심판관 유병연)은 5일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에 한국선급의 설계 승인 사항에 맞는 선박 운항을 하라고 시정명령했다. 해심원은 또 선박 검사 기관인 한국선급에 선령 15년을 초과한 선박의 현장 검사 범위와 방법을 구체화 하라고 개선 권고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대한민국 국적의 26만6000여t 규모 초대형 광석 운반선이었다. 이 배는 2017년 3월 31일 철광석 26만t을 실은 상태에서 한국인 8명, 필리핀인 16명을 태우고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을 항해하던 중 침몰했다. 당시 필리핀인 선원 2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22명은 실종됐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해양안전심판원의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관련 재결이 나온 5일 사고 미수습자 가족과 관련 단체 회원들이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해심원은 사고 직전 선사가 배 바닥에 미승인 선적 폐수 저장 장치를 설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선체 검사나 보강 조치가 없었다고 봤다. 선박에 화물을 불균등하게 적재하려면 관련 수리를 해야 하지만, 선사가 이런 조치 없이 선박을 출항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심원은 "이 사건의 원인이 된 선적 외판의 구조적 취약은 선사가 해야 할 충실한 보수 유지 의무를 등한시한 것에서 비롯됐다"며 "허용되지 않은 격창양하, 임의로 설치한 폐수 저장장치 등 관리 소홀이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해심원은 이어 "그 결과 화물창에 압력이 가해져 구조적으로 취약해진 좌현 평형수 탱크의 선적 외판이 찢겨나갔다. 그 충격이 연쇄적으로 다른 탱크와 외판까지 미쳤다. 이어 배로 5분 안에 빠르게 바닷물이 유입돼 침몰했다"고 말했다.

반면, 해심원은 사고 전 스텔라데이지호를 검사한 한국선급과 관련해서는 "침몰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과실도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심원은 한국선급에 "향후 유사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선령 15년을 초과한 선박 검사 때 과도한 부식 등을 발견하기 위해 충분한 검사 범위, 방법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해심원의 결정이 난 뒤 사고 피해자 가족은 서로 안고 눈물을 흘렸다. 중대재해없는 세상 만들기 부산운동본부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열리는 재판에서도 사고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길 기대한다"며 "앞서 재판부도 해심위 재결 내용을 참고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와 업무상과실선박매몰 혐의로 기소된 폴라리스 쉬핑 김완중 대표 등 임직원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들의 결심 공판은 오는 20일 부산지법에서 열린다. 이날 재판에는 미수습자인 허재용 씨 큰 누나 허영주 씨가 나와 재판부에 선사를 처벌해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해양안전심판원의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관련 재결이 나온 5일 사고 미수습자 가족과 관련 단체 회원들이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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