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한·일 경제협력체’… 강한 지지 받을만한 제안”

前 주미 日대사 등 잇단 지지
최종현학술원 내년말 구체화

미들버그=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기조연설을 통해 제안한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에 대해 후지사키 이치로(藤崎一郞) 전 미국 주재 일본대사는 5일 “강력한 지지를 받을 만한 제안”이라며 “향후 각국 정부에 공식 제안으로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적극 지지했다. 한·미·일 전문가들이 최 회장의 제안에 모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가운데 최종현학술원 측은 실현 가능성 검토를 위한 연구그룹을 구성해 내년 말 TPD에서 보고서 초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후지사키 전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미들버그 샐러맨더 리조트에서 진행된 TPD 회의에서 “최 회장이 내놓은 한·일 경제협력 제안은 3가지 이유에서 강력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첫째는 이 고리(한·일 관계)가 한·미·일 삼각관계에서 가장 약한 고리였고 안보협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둘째, 한국과 일본 경제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셋째, 가장 중요한 점은 경제 쇠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그룹에서 내놓을 보고서가 각국 정부에 공식 제안으로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와세다대 교수도 “충분히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일 양국의 정치 변화에 영향받을 수 있는 만큼 제조업 등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부터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측 전문가들과 미국 상원의원들도 최 회장의 제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양국 간 민감한 역사문제가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드 영(인디애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과감한 결단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경제협력체도 용기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태미 더크워스(일리노이) 의원도 “양국 간 경제협력체는 한·미·일 3국 협력에 궁극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