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정상화” vs “적대적 M&A”… MBK가 부른 ‘행동주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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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분분’

MBK“회장 사법리스크 해소해야”
“매출·영업이익 등 증가” 반론도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놓고 시장에서는 6일 “기업가치 정상화를 위한 개입”과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상반된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오너 리스크’에 빠진 기업 지배구조 정상화라는 명분도 있지만, ‘행동주의 펀드’의 득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사모펀드가 개입한 경영권 분쟁 사례는 한진칼이나 SK, SM엔터테인먼트 등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주식 공개매수 건수도 총 18건으로 지난해보다 2.6배 늘어났다.

먼저 이번 공개매수를 주도한 MBK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은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거듭된 사법리스크로 경영 공백이 발생하고 있어 안정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200억 원대 횡령·배임 및 계열사 간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조 고문은 이날 한 언론에 “공개매수에 성공해도 경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을 심화시켜 기업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M&A를 목적으로 한 경영권 분쟁 사례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장법인이 제출한 주식 공개매수 결과보고서는 17건으로, 지난해 7건과 비교하면 2.6배 늘어났다. 현재 진행 중인 한국앤컴퍼니의 공개매수를 포함한 18건의 공개매수 중 M&A를 목적으로 한 경우가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공개매수를 통한 M&A가 늘어난 것은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통해 의사결정에 관여하겠다는 주주행동주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타이어가 대주주의 사법리스크에도 불구,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MBK파트너스의 개입이 적대적 M&A에 가깝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액은 2조3400억 원, 영업이익은 39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2%, 106% 늘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은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달 중순 주주행동주의 타깃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측은 “주주 활동 기업에 초점을 맞춘 ETF는 국내 최초”라고 강조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업계 최초로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상대로 한 행동주의 활동을 예고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