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탕평책 반대’ 신하 빗댄 그림 ‘삽살개’ 첫 공개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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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 내일부터 영조즉위 300주년 특별전 ‘탕탕평평’

“사립문 지키는 것이 너의 일
왜 낮에 길에서 짖고 있느냐”
조선 화가 김두량 그림 선봬

18세기 궁중서화 대표작 전시
영·정조,탕평의지 밝힌 책들도


털이 복슬복슬한 삽살개가 고개를 치켜들고 이빨을 드러낸 채 사납게 짖고 있다. 그림 위로는 “밤에 사립문을 지키는 것이 너의 일이거늘 어찌하여 낮에 길에서 이같이 짖고 있는 게냐”라는 영조(재위 1724∼1776)의 글이 적혀있다. 영조의 탕평책을 반대하는 신하들의 모습을 삽살개에 비유하며 꾸짖은 그림 ‘삽살개’(사진)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어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조선의 화가 김두량(1696∼1763)의 그림 ‘삽살개’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는 8일부터 내년 3월 10일까지 개최하는 영조 즉위 300주년 기념 특별전 ‘탕탕평평蕩蕩平平-글과 그림의 힘’에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7일 오전 언론공개회를 열고 ‘삽살개’를 포함해 영조와 정조(재위 1776∼1800)가 직접 쓴 글과 궁중행사도 등 총 54건 88점의 유물을 선보였다. 영조와 정조가 ‘탕평한 세상’을 이루기 위해 ‘글과 그림’을 활용한 방법에 주목한 이번 특별전에선 탕평의 의미와 의지를 전하는 두 임금의 서적과 그림들이 전시된다. 자신의 국정 운영 방침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영조가 간행한 서적과 일반 백성들도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풀어쓴 언해본, 신하에게 은밀하면서도 명료하게 업무를 지시하는 내용의 비밀 편지 등이다. 왕을 중심으로 신하들이 질서를 이루고 백성은 편안한 이상적 모습으로 구현돼 있는 ‘화성원행도’와 함께 정조의 제작 의도를 설명하는 영상도 선보인다. 어린이용 오디오가이드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영조를 연기한 배우 이덕화의 음성 가이드 서비스도 제공되며 특별전 연계 강연회와 학술 심포지엄, 전시 기획자와 함께하는 갤러리 토크 등도 함께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영조와 정조의 의도와 고민이 담긴 이번 특별전의 전시품들은 18세기 궁중서화의 대표작이다. 이번 전시에서 서화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동시에 글과 그림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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