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메밀·밤·현미 과자로 빚어낸 한국의 사계… 부드러운 식감에 소금의 감칠맛 더해져 일품[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문화일보
  • 입력 2023-12-1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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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콩·메밀·밤·현미로 한국의 사계절 맛을 표현한 호호당 청담점의 과자.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호호당 청담점

얼마 전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패브릭과 생활용품을 만드는 브랜드 ‘호호당’이 청담동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올해로 12년째로 접어드는 호호당은 좋을 ‘호(好)’ 자 두 개와 집 ‘당(堂)’ 자로 이루어진, ‘당신의 집에 늘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바랍니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담아 한국인의 일생의례를 의미 있게 기념하기 위한 제품들과 한국의 색이 담긴 다양한 선물을 구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번 청담점 오픈을 기념해 메종엠오(maison M’O)와 함께 한국의 답례(答禮)를 표현한 프랑스 과자를 만들어 처음 선을 보였습니다. 제 기준으로 ‘소금과 레몬의 킥을 가장 아름답게 사용하는 디저트’를 만드는 메종엠오가 그려내는 ‘한국적인 맛’이란 어떤 그림일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메종엠오의 오쓰카 데쓰야 셰프는 봄의 콩, 여름의 메밀, 가을의 밤과 겨울의 현미 등 한국의 사계절을 섬세한 프랑스 과자로 표현했습니다. 호호당이 늘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한국의 절기를 고민한 흔적이 드러납니다. 저는 4가지의 과자를 맛보며 각기 다른 과자의 질감은 물론 은은하게 묻어나는 수더분한 메밀이나 콩의 맛이 또렷함에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소중한 맛과 멋을 참으로 잘 담아낸 수작이 아닐까 합니다. 거기에 과자를 찍어낸 문양이나 형태에서도 전통성이 단아하게 빛이 납니다.

사계절로 표현된 맛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첫 번째로 봄의 콩. 겨울이 지나 본격적인 파종을 시작하는 봄, 소중한 시작을 알리는 씨앗으로 콩을 선택해 봄을 떠올릴 수 있는 과자를 만들었습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 뒤에 소금의 감칠맛이 곱게 도드라지는 맛입니다. 시원함이 필요한 여름의 맛은 무엇으로 표현했을까요. 바로 메밀입니다. 여름을 대표하는 맛과 향으로 제주산 메밀가루를 이용해 은은한 향을 입힌 이 과자는 여름의 싱그러운 잎사귀 모양을 표현했습니다. 길쭉하고 시원하게 푸른 향이 입혀진 듯합니다.

곡식이 익어가는 풍성한 계절, 가을은 가을의 숲을 풍성하게 채우는 밤의 쌉싸름한 속껍질이 주인공인 섬세한 풍미의 과자입니다. 율피 가루가 섞인 사브레는 씹으면 씹을수록 은은한 밤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사브레는 모래라는 프랑스어에서 비롯되어 입안에서 모래알처럼 자연스레 퍼지는 반죽을 이야기합니다. 요즘처럼 차디찬 공기의 겨울은 현미가 담당합니다. 겨울밤과 함께 떠오르는 한국의 대표적인 간식, 쌀튀밥에 볶은 현미와 흰 초콜릿을 섞어 둥글게 뭉친 바삭한 과자로 완성했습니다. 마치 겨울의 흰 눈을 연상시키는 모양새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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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가지 계절의 맛을 문지영 작가의 설풍 플레이트에 담아보니 멋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새로이 마음이 한껏 열리는 깨달음이 다가오는 듯한 멋진 컬래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구매는 호호당 청담점에서 가능합니다. 호호당 청담점.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72길 17(청담동 96-8)/02-543-0430/수요일∼일요일(월·화 휴무) 오전 11시∼오후 8시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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