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숲에 갇힌 듯… ‘답답한’ 케이블카[도시풍경]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2 09:11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도시풍경

사진·글 = 백동현 기자 100east@munhwa.com

케이블카를 타고 산이나 바다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공중에서 바라보면 탁 트인 풍경에 마음이 열리는 듯하지만, 반대로 바다에서 바라본 케이블카는 도심에 갇힌 듯한 모습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전국에 설치된 관광용 케이블카는 총 41개로 집계됐다. 이 중 2010년 이후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24개로 절반을 넘게 차지한다. 2010년 이후 관광객 유입 수단으로 유행처럼 자치단체에서 케이블카를 추진했지만, 10년 이상 지난 지금 현실은 냉혹하다. 경북 울진군 왕피천케이블카는 임차료 체납으로 인해 지난 7월 운행을 중단했고, 중단은 아니지만 매년 적자를 보며 운영 중인 곳도 많다. 전남 해남 명량해상케이블카와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 충북 제천 청풍호반케이블카 등 많은 관광용 케이블카가 적게는 10억 원 많게는 30억 원 가까이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현실이다.

관광용 케이블카 영업의 냉혹한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차별성이 떨어지는 점을 지적한다. 이미 여러 지역에서 관광용 케이블카를 경험한 관광객들은 식상하다고 느끼고, 많은 운영비 탓에 이용료도 만만치 않은 케이블카는 더 이상 관광객 유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 명소에 단순히 케이블카 하나만 설치해놓고 이동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태로 운행만 계속한다면, 케이블카 사업은 지금처럼 도심 속에 갇혀 숨을 쉬지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갈지도 모른다.

■ 촬영노트

부산 앞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케이블카를 400㎜ 망원렌즈로 당겨 촬영했다. 뷰파인더에 빠져 있다 보니 파도에 흔들리는 배 탓에 아주 강력한 멀미를 겪었다. 분명히 맞췄다고 생각한 수평도 나중에 원본을 살펴보니 많이 뒤틀려 있었다. 어지러움을 이겨내며 연신 셔터를 누른 덕에 뒤에 걸린 아파트의 수평이 잘 맞아떨어진 사진을 간신히 건질 수 있었다.
백동현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