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등 감안 ‘100도 목표액’ 매년 초과달성… 작년 기부지수는 ‘세계 88위’[10문10답]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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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구세군은 지난 1일부터 전국 17개 도시 약 330여 개 지점에서 ‘Sound of Love, 함께 부르는 사랑의 멜로디’를 주제로 구세군 자선냄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경기 수원역에서 구세군 수원 브라스 밴드가 자선냄비 모금활동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10문10답 - 연말연시 기부

사회복지모금회 희망나눔캠페인
올 목표 4349억… 전년비 7.7%↑
목표액 1%마다 온도 1도씩 올라
4대그룹 기부금 1000억원 돌파

1865년 英목사가 창립한 구세군
한국, 1928년 양은냄비로 첫 모금
크리스마스 실도 ‘결핵퇴치’기부
트렌드 맞춰 키링 등 굿즈도 선봬

유명인 기부 ‘선한 영향력’확산
가수 션 ‘57억’ 대표적 기부천사
워런버핏은 재산 99% 기부약속


‘따뜻한 온정’ ‘온기 나눔’.

연말연시에는 주위의 어려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캠페인이 많아진다. 여러 방식의 나눔이 있지만, 가장 손쉽고 보편적인 방법이 기부 방식의 모금 캠페인이다. 국내 대표적인 연말연시 캠페인은 기부금 목표를 온도 100도로 정해 모금하는 ‘사랑의 온도’, 전 세계적인 모금운동인 구세군 자선냄비 등이 있다. 모두 경제적, 환경적 상황으로 따뜻한 겨울나기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온정을 베풀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정부도 지난 5일부터 ‘온기 나눔 범국민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기부 활성화에 동참하고 있다. 연말연시 주위를 훈훈하게 하는 기부에 대해 알아봤다.

1. 기부는 왜 연말에 활성화됐나

어려운 계층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시기가 겨울이다. 제대로 된 난방이 어렵고 날씨가 추워질수록 도움의 손길도 평소보다 줄어든다고 한다.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캠페인이 주로 겨울에 진행되는 이유다. 연말 저소득층을 위한 모금의 구체적 시작은 구세군으로 볼 수 있다. 영국의 감리교 목사인 윌리엄 부스가 도시 빈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1865년에 구세군을 창립했고,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자선냄비는 1891년 성탄을 앞두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객선이 표류해 발생한 1000여 명가량의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구세군 사관 조지프 맥피가 부둣가에 솥을 걸어두고 모금한 것이 시작이다. 국내에는 1928년 12월 15일 구세군 한국군이 양은 냄비로 첫 모금을 시작했다. 국내 대표적 모금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998년 사회복지공동모금법 발효에 따라 그해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첫 연말집중모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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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올해 연말 기부 캠페인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연말연시에 진행하는 모금캠페인은 최초에는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이었다가 1999년 12월부터 희망 캠페인이 됐고, 2007년부터 희망나눔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다. 희망나눔 캠페인은 매년 12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총 62일간 진행된다. 이때 나눔 온도 100도를 목표로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나눔 온도가 1도씩 상승하는 ‘사랑의 온도탑’이 전국 17개 시도에 세워진다. 올해 나눔목표액은 지난해 목표액(4040억 원) 대비 7.7% 증가한 4349억 원이다. 목표액은 사회에 필요한 복지 수요와 최근 5년간 평균 달성률, 경기 등 사회적 여건을 고려해 정해진다. 한국구세군의 올해 자선냄비 캠페인은 ‘Sound of Love, 함께 부르는 사랑의 멜로디’라는 주제로 12월 1일부터 전국 17개 도시 약 330여 개의 포스트에서 한 달간 진행하고 있다.

3. 현재 연말 기부현황은

22일 현재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60.5도(2629억 원)를 기록하고 있다. 기부 수준은 경기 상황과 연결돼 있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 개인 기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요 기업들이 기부를 이끌고 있다. 4대 그룹 기부금은 올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이 지난 1일 지난해와 같은 금액인 성금 500억 원을 기탁했다. 특히 재계 순위 3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지난해보다 100억 원 늘린 35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재계 2위인 SK그룹과 4위인 LG 역시 전년도와 같이 각각 120억 원을 기부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그룹이 전년 대비 100억 원을 증액한 200억 원을 기부했다.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도 각각 150억 원, 100억 원을 기부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희망 2024 나눔 캠페인’이 내달 31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돼 모금현황을 알려주는 사랑의 온도탑이 지난 22일 60.5도를 가리키고 있다. 문호남 기자



4. 연말연시 이외에 기부는

기부는 보통 정기 기부와 일시 기부로 구분되는데, 연말연시 기부는 일시 기부로 분류된다. 기부 방식은 기부자가 대상자를 찾아 직접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봉사하는 직접 기부가 있다. 흔히 개인이 학교 등에 장학기금을 기부하거나, 기업이나 기관 등이 취약 가구를 찾아가 봉사활동 등을 하는 게 대표적인 직접 기부 방식이다. 특정 정치인을 후원하는 것 또한 직접 기부의 일종이다.

다만 일반인 등이 기부 대상자를 선별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만큼, 전문적으로 기부 사업을 하는 단체나 기관 등에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참여하는 단체 기부가 더 많다. 기부 단체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다. 그 밖에 굿네이버스, 아름다운재단, 월드비전 등이 있다. 구세군은 기부 단체가 아니라 개신교 종파이지만, 자선냄비로 인해 기부 단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또 아동 대상 지원 사업을 하는 초록우산,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등이 있다.

5. 국내 전반적인 기부 수준은

영국 자선지원재단(CAF·Charities Aid Foundation)이 매년 120개국 200만여 명을 대상으로 기부 의향과 금액, 자원봉사 시간 등의 설문조사 등을 통해 세계기부지수를 발표하는데, 지난해 말 발표된 ‘2022년 세계기부지수’ 순위에서 대한민국은 조사대상 119개국 중 88위에 그쳤다. 기부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미국(3위), 호주(4위), 영국(17위)은 물론 중국(49위)보다 낮았다. 1위는 경제 규모가 우리나라의 60% 수준인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의 5대 의무 중 하나인 ‘자카트(자선의 의무)’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 반대로 한국의 세계기부지수 순위는 2011년 57위에서 2022년 88위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에 한국 순위는 110위로 사실상 꼴찌에 가까웠다.

6. 국내 기부 문화 활성화할 기부 사례는

모금회에는 매년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을 보내는 익명의 기부 천사가 있다. 지난 19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약 6000만 원과 손편지가 들어 있는 상자가 전달됐다. 편지에는 “전쟁과 보릿고개를 겪으며 가난과 희생으로 현재 풍요함의 밑거름이 된 어르신들께 감사드린다”며 “1년간 모은 적금이 영세한 무료 급식소에 보조비로 사용돼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배고픔과 고독사가 없길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2017년 이웃돕기 성금으로 2억5900만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누적 기부 금액만 6억12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숙한 기부 문화를 확산하는 고액 기부자 모임도 늘어나고 있다. 모금회는 개인 기부 활성화 차원에서 2007년 12월 국내 최초의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를 설립했다.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개인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으로 현재 3000여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돼 있다. 초록우산도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1억 원 이상의 후원자 모임 ‘그린노블클럽(Green Noble Club for children)’을 운영하고 있다.

7. 국내외 유명 기부 인물은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의 기부는 기부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이들의 선한 영향력은 일반인의 기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기부 천사는 가수 션이다. 션은 최근 한 예능방송에서 누적 기부금이 57억 원에 달한다고 말해 놀라게 했다. 1000명 이상의 저소득층 아동을 후원하고 있으며, 장애아동을 위한 의료센터 설립,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등의 기금 모금 캠페인도 전개했다.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을 위한 마라톤 대회를 열었으며, 철인 3종 완주기념으로 루게릭요양병원 건립 기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해외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빌 게이츠가 기부왕으로 꼽힌다. 2022년 기준으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누적 591억 달러 기부를 완료했으며 여전히 기부를 진행 중이다. 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미국의 워런 버핏 역시 기부왕이다. 버핏은 2006년부터 자신이 세운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기부하기 시작해 현재 회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기부했다. 버핏은 자신의 재산 중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8. 기부금은 어디에 어떻게 쓰이나

공동모금회는 기부금을 아동·청소년, 장애인, 노인, 여성·다문화, 지역사회, 해외 지원 등 6개 분야 연간 400만여 명의 어려운 이웃과 2만여 개의 취약한 사회복지시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공동모금회에 기부 시 기부금 사용을 원하는 분야를 정하면 해당 분야에 사용된다. 사용처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모금회가 지원하는 분야 중에 가장 부족한 부분에 사용된다. 사용 내역 등은 경영공시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구세군은 전국 146개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아동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지역사회복지, 다문화가족복지, 한부모가정복지, 여성복지 등 7가지 나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대한결핵협회 경기도지부에서 직원들이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 속으로’를 주제로 제작된 2023년도 크리스마스실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9. 크리스마스실도 연말 기부

크리스마스실(Christmas seal)은 결핵 퇴치 기금을 모으기 위해서 성탄절 전후에 발행하는 증표다. 결핵이 유럽 전역에서 어린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던 1904년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크리스마스 우편물과 소포를 정리하던 우체국 직원의 ‘우편물에 붙일 수 있는 크리스마스실 판매를 통해 모금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출발해 전 세계 결핵 퇴치 기금 모으기 캠페인으로 확산됐다. 국내에는 1932년 12월 캐나다의 선교 의사인 셔우드 홀이 처음으로 들여왔다. 최초엔 우표에 가까운 모양이었지만, 시대가 바뀌고 사회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크리스마스실 역시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키링 등 굿즈 형태의 실도 나오고 있다.

10. 기부 방식도 변화하는데

기부의 즐거움을 위해 자녀의 탄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에 맞춰 기부하는 ‘기념일기부’, 유명 연예인의 팬클럽에서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팬덤 기부 등도 등장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수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다. 전국의 영웅시대 팬클럽 회원들은 기부금 모금은 물론 봉사나눔모임까지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유산기부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유산기부는 기부자가 사망했을 때 유언 또는 이를 문서화한 유증을 통해 기부자의 재산 일부 또는 전부를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2010년에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를 만들기도 했다. 전 세계 대부호들이 사후나 생전에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하는 운동이다. 모임에 참여하려면 재산이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이상이어야 하고 그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해야 한다. 한국인 중에선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이 재산의 절반인 550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더기빙플레지로부터 공식 서약자로 인정받았다. 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재산의 절반인 5조 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220번째 더기빙플레지 기부자가 됐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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