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유예 중 “조세형평” vs “이중과세” 논쟁 끝 폐지… 증시영향은 물음표[10문10답]

  • 문화일보
  • 입력 2024-01-0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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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과세를 하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은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10문10답 - 尹대통령 ‘금투세 폐지’ 선언

연간 3억 초과수익 양도세 부과
이익 있어야 과세…합리성 장점

이미 부과한 증권거래세와 중복
큰손들 주식시장 이탈 우려 단점
日·대만 등 도입했다 주가 폭락

與野 2023년→2025년 시행 합의
尹대통령, 새해 “폐지” 발표하자
부자감세·4월 총선용 정책 논란

올해 法개정 돼도 내년돼야 영향
시장 불확실성 제거는 긍정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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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증시 개장식에 참석해 후보 시절 자본시장 관련 공약으로 내걸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재차 약속했다.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에서 세금 부담으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도입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찬반 입장이 팽팽했지만, 폐지를 두고도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공매도 금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에 이은 총선용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투세 도입과 유예를 넘어 폐지 추진까지 과정을 짚어본다.

1. 금투세 개념과 도입 배경

금투세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6월 처음 등장했다.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포괄하는 ‘금융투자소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고, 기본공제를 제한 수익이 연간 3억 원을 초과하면 20% 세율(3억 원 초과분은 25%)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당시 정부는 조세 중립성과 과세 형평성 강화를 목적으로 금투세를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주식 관련 세제는 금융상품 간 세율·과세 범위가 제각각이고, 근로·사업소득에 비해 금융소득에 대한 비과세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그러나 금투세 도입을 담은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주식투자 시세 차익에만 세금을 내는 해외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증권거래세를 함께 부과하고 있어 ‘이중과세’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금투세를 도입하되 거래세 인하 방안을 함께 추진했다. 0.08%인 코스피 증권거래세는 0%로, 코스닥은 0.23%에서 0.15%로 순차 완화됐다.

2. 금투세 장점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원칙을 주식투자 소득에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식을 매도할 때 손해를 보더라도 무조건 내야 하는 증권거래세와 달리, 금투세는 이익이 발생했을 때만 세금을 낸다는 점에서 과세 합리성이 더 높다. 또 손실공제 기간이 5년으로, 수익보다 손실이 컸다면 향후 5년간 공제도 받을 수 있다. 모든 투자상품을 아우르는 과세 체계이기 때문에 그간 세율이 달라 별도로 과세하던 투자 수익도 통합이 가능해졌다. 가령 현행 제도는 펀드 투자로 1000만 원 수익을 내고 주식투자로 2000만 원을 잃었다면 1000만 원에 대해 과세가 이뤄졌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이를 1000만 원 손실로 보고 세금을 납부하지 않게 된다. 이미 증시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주식양도 차익에 과세하고 있다. 부수적으로 연간 약 1조 원의 세수 증대 효과도 기대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금투세가 시행되는 2025년부터 3년간 세수가 4조328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3. 부정적 효과는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이른바 ‘큰손 개미’로 불리는 고액 개인투자자들이 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금투세 폐지를 요구해 왔다. 기존의 과세 체계에서는 대주주 산정 기준일에만 종목당 지분율·보유 액수를 조정하면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됐지만, 금투세가 도입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피할 길이 없어진다. 국내 주식의 세제 이득이 사라지면 수익률이 더 높은 해외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대거 유출되면서 국내 증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커져 갔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유사한 세제를 도입했다가 후폭풍을 겪은 바 있다. 대만은 1989년 10월 금투세와 비슷한 주식양도소득세를 도입한 뒤 한 달 동안 주가지수가 40% 가까이 하락해 과세를 철회했다. 일본도 같은 해 금투세에 해당하는 양도소득세를 시행한 이후 닛케이 지수가 60% 하락했다.

4. 시행시기 유예 이유

금투세는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안 통과로 지난해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조세 저항에 부딪힘에 따라 시행 시기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시에 유동성이 흘러넘치면서 개인투자자 1400만 명 시대가 열리자, 금투세는 ‘공공의 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가 금투세 폐지를 공약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금투세 유예에 반대해 왔던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당시 후보가 개미 투자자의 피해를 이유로 ‘신중론’을 제기하자 입장을 선회했다. 결국 여야는 금투세 시행을 목전에 둔 2022년 12월에 시행시기를 2025년으로 늦추는 데 합의했다. 글로벌 고금리로 주식시장이 하락장을 맞고 있던 점도 시행을 늦추는 명분이 됐다.

5. 금투세 폐지 이유

금투세는 기본적으로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을 매기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코 반가운 제도일 리 없다. 세금을 내야 하는 국민에게는 세금 제도가 늘어나는 것이 좋을 것이 없는 게 당연하다. 특히 금투세는 투자자들이 기존에 내는 증권거래세나 양도소득세 등과 별개로 부과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복 세금’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당연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투자자의 투자 의욕을 꺾고 손실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세제의 복잡성을 증가시켜 세제 불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금투세 폐지 이유의 하나다. 실제 윤 대통령도 금투세가 투자자 세금 부담을 증가시키고, 세제 복잡성과 불투명성을 증가시켜 자본시장의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금투세 폐지와 관련해 “수요 제약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6. 금투세 폐지가 ‘총선용’이라는 이유

금투세는 여야 합의하에 유예 기간을 거쳐 시행을 1년가량 앞두고 있으며, 폐지하기 위해서는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특히 여야는 2022년 말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는 대신 주식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을 10억 원으로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말 정부가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으로 완화한 데 이어, 금투세도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결과적으로 여야가 합의한 두 가지를 모두 거부한 셈이 됐다. 이 과정에서 야당과의 협의는 없었다. 자본시장에 대해 과세 대상을 늘려오던 그간 정부 기조를 번복하는 조치였지만, 실제 효과를 따져보는 과정도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에 관련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아 기재부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노린 즉흥적인 감세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7. 투자자 및 업계 반응

당연히 금투세 폐지 방침에 대해 투자자나 시장은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금투세는 개인투자자 손실만 일으키는 ‘독박 과세’”라면서 폐지를 반겼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금투세가 백지화되면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주가가 올라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금투세 과세 대상이 소수여서 주식시장 활성화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역대급 세수 감소 상황에서 정부가 향후 부족한 세수를 어떻게 보완할지 대책도 없이 세수 포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8. 금투세 폐지가 시장에 미칠 영향

증권가에서는 금투세 폐지가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지만, 그 파장 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폐지는 이미 시장에 알려졌던 이슈로 증시에 선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큰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약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증시에 효과를 준다고 해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안 폐지 처리 과정을 살펴보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금투세는 소득세법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개정 소득세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시점은 빨라도 올해 중·하반기에나 가능하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오는 4월 총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법안 처리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금투세 폐지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내년에나 가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른 관계자는 “금투세 폐지 자체보다는 주식시장에서 하나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 자체가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9. 그 외 주식 관련 세금

주식으로 소득이 발생할 경우 납부하게 되는 세금에는 배당소득세, 주식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가 있으며 현재 시행 중이다. 배당소득세는 법인이 영업활동을 하면서 당해 연도에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지분에 따라 배분하는 배당금에 적용되는 세금이다. 주식양도소득세는 주식이나 출자지분 등에 대한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길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부과된다. 지난해 연말 이 주식양도소득세에 대한 기준이 완화됐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이나 지분의 소유권이 유상으로 이전되는 경우 양도자에게 양도가액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10. 증시 선진국의 주식 관련 세금

미국, 일본, 영국 등 증시 선진국은 증권거래세 없이 주식양도세만 부과한다. 미국은 주식·채권 거래 등으로 얻은 자본소득을 단기이득과 장기이득으로 구분해 과세한다. 구분 기준은 보유 기간 1년이다. 1년 미만에는 10∼37%, 1년 이상에는 0∼20%의 세율을 적용한다. 종합소득이 연간 4만400달러(약 5300만 원) 이하라면 장기이득에는 아예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1999년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소득세로 개편한 일본은 주식에서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20%의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매매수익뿐 아니라 배당금까지 과세한다. 다만,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비과세 한도를 기존 800만 엔(약 7278만 원)에서 1800만 엔으로 대폭 상향했다. 영국의 경우 주식 등 거래로 인한 소득을 종합소득에 더해 해당 금액이 기본세율 구간 내에 있는 경우 10%, 이를 초과할 경우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김지현·임대환·황혜진 기자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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